처참히 구겨진 故 김주혁 차량 '벤츠 G바겐'… 안전성 재조명
처참히 구겨진 故 김주혁 차량 '벤츠 G바겐'… 안전성 재조명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7.10.31 2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벤츠 G클래스. (사진=벤츠코리아 제공)
벤츠 G클래스. (사진=벤츠코리아 제공)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숨진 배우 고(故) 김주혁씨의 벤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차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튼튼한 차로 유명해 일각에서는 이 차량의 ‘결함’이나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씨가 사고 당시 탑승한 차량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G63 AMG’로 일명 ‘G바겐’으로 불린다. 배기량은 5500cc급 지프형으로 출시 가격만 무려 2억원이 넘는 비싼 최고급 슈퍼카다.

김씨가 소유한 ‘메르세데스-AMG G 63’ 모델에는 AMG 5.5ℓ V형 8기통 바이터보 엔진이 실렸는데, 최대 출력과 최대 토크(회전력)가 각 571마력, 77.5kg·m에 이른다.

SUV임에도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시간(제로백)이 5.4초에 불과하다. 이는 고성능 엔진을 달고 있어서 웬만한 스포츠 세단보다 빠른 셈이다.

벤츠코리아는 그동안 ‘G바겐은 차체가 단단해 안전성이 우수한 차’라고 홍보해 왔다. 광고에 G바겐이 방호벽을 뚫고 나오는 장면을 넣었을 정도다.

하지만 사고 직후 김씨의 차량은 지붕이 내려앉았고, 기둥 부분도 심하게 찌그러져 있고 훼손됐다. 튼튼한 차라는 홍보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G바겐은 미국의 IIHS(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나 유럽의 유로 NCAP(유럽신차평가프로그램) 등 각종 국제 기관에서 받은 충돌 등급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이유는 해당 기관들이 안전등급 평가를 결정할 때 가장 많이 팔리는 대중적인 차 위주로 차량을 선정하고, 직접 구입해 실험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충돌 등급은 각 기관이 신차를 중심으로 테스트 대상을 골라 진행한 시험 결과이기 때문에 ‘벤츠가 등급을 통과하지 못했다’거나 ‘벤츠가 등급 평가를 일부러 피했다’는 의미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벤츠 관계자는 “이 사고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언급할 내용은 없다"면서도 "사고가 난 차량을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해 보지 않았지만 현재 판매하고 있는 신차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30일 오후 4시30분께 벤츠 SUV를 몰다가 그랜저 승용차를 뒤에서 들이받고 나서 인근 아파트 벽면에 부딪친 뒤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이후 김씨는 의식이 없었고 맥박도 잡히지 않는 상태로 건국대 병원으로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결국 오후 6시30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