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어청수’경질 불가피론 확산
한‘어청수’경질 불가피론 확산
  • 전성남기자
  • 승인 2008.09.0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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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청장 자진 사퇴하는 것 좋을 것 같다”
원희룡 “대통령 리더십에 부담 주어선 안돼” 공성진 “당내 ‘어청수 경질’ 주장은 ‘월권’ 행위” 종교편향 문제로 불교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와 야권에 이어 여권 내부에서도 어청수 경찰청장의 경질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지난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 청장의 사퇴문제와 관련, “어 청장이 자진 사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불교계 문제는 추석 전에 믿을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하고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종교편향 문제가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하는 재발방지”라고 강조했다.

이계진 의원도 같은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의 사과의 뜻이 있은 후 어 청장이 스스로 물러나는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원희룡 의원은 지난 4일 “경찰의 사기도 중요하지만 대통령 리더십에 부담을 주는 상황으로 끌고 가서는 안된다”며어 청장의 ‘퇴진’ 필요성을 제기했다.

당에서도 지난 3일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어 청장의 사퇴 문제가 논의됐고, 이미 청와대에 건의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는 현재까지 어 청장의 경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일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 청장이 잘못한 것은 없다”며 “경찰청장이 (불교계에) 사과는 할 수 있지만 물러나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해,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여권 수뇌부에서는 오는 9일 ‘대통령과 국민과의 대화’에서 이 대통령이 불교계를 향해 유감을 표명하거나 사과를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사과할 사안이 아니다”는 강경 입장에서부터, “확실한 사과가 아니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신중론’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추석 전에는 반드시 불교계와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여서, 여권의 ‘불심 달래기’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은 이날 최근 불교계 민심 이반으로 당내 어청수 경찰청장에 대한 경질론이 확산되는 것과 관련, “대통령 혹은 정부의 책임 있는 사람들로부터 (경질) 얘기가 나오기 전에 먼저 말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공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의 역할이 있고 정부의 역할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도부에서 나온 말이라도 그것은 당의 입장이 아닌, 개인의 의견일 수 있다”며 “당이 (청와대나 정부 보다) 먼저 언론을 통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를 하면 혼선을 빚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앞장섰던 기관장을 본인의 유감과 해명에도 불구하고 해임시켜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불교계도 특정인에 대한 집요한 해임 요구가 본의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는 9일로 예정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불교계를 향해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는 방안에 대해 “사안의 경중을 놓고 본다면 (어 청장 경질보다) 대통령의 사과가 더욱 중대한 문제”라며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은 없지만 추석 전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비중 있게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심 달래기’ 대책과 관련, “법개정이나 (불교계) 전담 공무원을 대통령 주변에 포진시키는 것들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국민과의 대화’와 관련, 사견임을 전재로 “과거 노무현 정권 때도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많이 했지만 큰 설득력이나 효과가 없었다”며 “오히려 대통령은 당대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성실하게 꾸준히 일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민과의 대화에서) 나오는 답변은 100% (국민들을) 만족시키기 어렵고, 오히려 발목을 잡는 함정일 수 있다”며 “국민과의 접촉이 많은 당 대표나 총리가 나와서 얘기하는 것이 오히려 피부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