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환경연대 생리대 조사결과 공개… "업체명도 곧"
여성환경연대 생리대 조사결과 공개… "업체명도 곧"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8.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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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루엔·벤젠 등 17종 검출… 식약처 "과학적으로 신뢰 어렵다"
▲ 인천 영종도의 한 대형마트에 깨끗한나라의 생리대 '릴리안'에 대한 환불조치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생리대 안전 문제를 제기했던 여성환경연대의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에서 톨루엔, 스타이렌 등 17종의 휘발성유기화합물과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이 검출됐던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독성생리대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한 '생리대 안전 검증위원회'는 30일 여성환경연대가 식약처에 제출한 시험자료를 공개했다.

검증위원회가 공개한 5개 제품 실험 결과(중형 생리대·팬티 라이너·면 생리대)에선 '깨끗한나라' 등 업체명은 모두 익명 처리됐다.

다만 "생리 불순이 생기고 생리 양이 줄었다"는 소비자들의 문제 제기가 나왔던 VOCS 성분은 검출량이 모두 공개됐다. 실험 제품들에선 톨루엔 등 17종의 VOCS가 검출됐다.

식약처는 다음 달 말까지 진행하는 국내 유통 생리대 전수조사에서 에틸벤젠과 스티렌, 벤젠 등 유해성이 특히 큰 VOCS 성분 10종에 대해서 우선 분석하기로 한 상태다.

여성환경연대는 재작년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에게 생리대 독성 시험을 의뢰해 일부 결과를 올해 3월에 발표했으나, 당시 구체적인 업체명과 제품명, 검출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교수팀은 당시 일회용 중형 생리대 5종, 팬티라이너 5종, 다회용 면생리대 1종 등 총 11개 제품이 체온(36.5도)과 같은 환경의 20ℓ 체임버(밀폐 공간) 안에서 어떤 화학물질을 방출하는지 시험했으며, 모든 제품에서 독성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검증위 관계자는 "이 시험결과는 여성환경연대가 직접 공개하는 것이 타당하겠으나, 이 단체가 식약처를 통해 공개하는 방식을 원해, 제출받은 자료 그대로를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검증위는 다만 여성환경연대와 김 교수팀의 시험은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검증위는 "상세한 시험방법 및 내용이 없고 연구자 간 상호 객관적 검증(peer-review) 과정을 거치지 않아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우므로 이를 근거로 정부나 기업이 조처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식약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가 마무리되는 즉시 업체명, 품목명, 검출량, 위해평가 결과를 모두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진행중인 식약처의 생리대 VOCs 위해성평가 결과는 이르면 다음 달 안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30일 공개한 강원대 김만구 교수팀의 생리대 유해성 실험 결과.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