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친박’ 이정현의 朴 향한 사랑
[칼럼] ‘친박’ 이정현의 朴 향한 사랑
  • 신아일보
  • 승인 2016.11.13 1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만 신아일보 부국장

 
지난주 주요 포털사이트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빅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나란히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긴급현안질의에서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던 모습을 사진기자가 포착했는데 내용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이 대표는 박 위원장이 자신을 비서라고 표현한 데 대해 서운함을 표하며 ‘정현이가 죽을 때까지 존경하고 사랑하게 해주십시요’라고 보냈고 뒤이어 ‘충성충성충성 장관님 사랑합니다 충성’이라는 내용도 공개됐다.

여당 대표가 야당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용치고는 가히 충격적이다.

이 사진이 공개된 직후 여론은 더욱 싸늘해졌다. 앞에서는 싸우고 뒤에서는 형님아우 하며 친분을 과시했던 점에 한번 놀라고, ‘親朴’ 성향의 이정현 대표가 모든 朴씨를 아우르며 사랑한다는 점에 또 한번 놀랐다는 비아냥거림도 받게 됐다.

이정현 대표는 이번 일로 20년 넘게 유지해온 018번호를 결국 바꾸게 됐고 박 위원장은 해당 사진이 공개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를 표했다.

하지만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시국이 어떠한가.

나라를 이끌어갈 수장을 잃은 국민들은 온통 절망감에 빠져 매일 촛불을 들고 집회현장을 찾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을 이끄는 수장은 부재 중이다.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고 총리 또한 공백상태나 다름없다.

또한 각 부처를 이끄는 장관들의 무능함도 지난주 긴급현안질의를 통해 전국민에게 고스란히 전파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개된 저 문자메시지가 주는 허탈감은 이루 형용할 수가 없다. 결국 국회의원들도 한통속이라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이 이토록 분노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미디언보다 더 코믹하게 행동하는 ‘의원님’들을 보고 있자니 가슴에서 화가 치밀어 오를 뿐이다.

이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둘의 비밀스런 회동 역시 취소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원래는 12일 오전 조찬회동을 갖기로 했었으나 이번 일과 관련해 취소됐으며 당장은 만날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장관님, 대표님’이라 칭하던 박 위원장이 곤란할 수도 있으니 절대 보안 유지하겠다는 그 만남의 주된 목적 또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자 공개에 대해 ‘박지원의 정치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것이 정치쇼였든 실수였든 두 사람의 비밀스러운 사랑고백이 충격적인 것은 사실이다.

정치인들이 부디 국민 혈세로 월급 받는 입장임을 잊지말기 바란다. 

/김용만 신아일보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