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장기화’ 부동자금 950조 넘어… 사상 최대
‘초저금리 장기화’ 부동자금 950조 넘어… 사상 최대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6.07.1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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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말 기준 단기 부동자금 958조9937억원… 한 달 전보다 15조1398억원 늘어

단기 부동자금이 처음으로 950조원을 넘어섰다.

18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단기 부동자금은 958조9937억원으로 한 달 전인 4월 보다 15조1398억원 늘어난 수치다.

또한 단기 부동자금이 950조원을 넘어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기 부동자금은 2008년 말 539조3000억원에서 이듬해 646조9000억원으로 급증했고 2013년 말 712조9000억원, 2014년 말 794조8000억원 등으로 전반적인 증가세를 보여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1년 새 137조원이나 급증했고 증가율이 17.2%에 달하는 등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부적인 항목을 살펴보면 현금이 80조1294억원, 머니마켓펀드(MMF) 69조9980억원, 양도성예금증서(CD) 20조1996억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44조3670억원, 환매조건부채권(RP) 10조2284억원 등이다.

MMF 등의 잔액은 금융사 간 거래인 예금취급기관 보유분과 중앙정부, 비거주자의 보유분을 빼고 집계한 것이다.

6개월 미만 정기예금의 5월 말 잔액 69조6950억원과 증권사의 투자자예탁금 21조4718억원을 합쳐 단기 부동자금 규모를 산출했다.

업계는 단기 부동자금의 급증세는 한은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통해 시중에 자금을 확대 공급해도 기업 등 실물부문으로 흘러들어 가기보다는 대기성 자금으로 정체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중 현금통화는 1년 전보다 10조원 넘게 늘면서 80조원 선을 넘어섰고 통화지표 중 하나인 M2(광의통화)는 5월 2312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시중에 풀린 자금이 얼마나 잘 도는지를 보여주는 통화 승수는 5월 17배로 작년 5월 18.5배보다 급격히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시중에 자금이 풀려도 기업의 생산, 투자와 가계의 소비가 늘지 않는 이른바 ‘유동성 함정’에 대한 우려와 함께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신아일보] 김흥수 기자 saxofon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