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전염병과 함께 사라지나… ‘신 파나마병’ 산지 강타
바나나, 전염병과 함께 사라지나… ‘신 파나마병’ 산지 강타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6.05.17 1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 번 감염되면 회복 불가능… 대책 없으면 5~10년 후 멸종 위기

▲ (사진=신아일보 DB)
신종 마름병으로 바나나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NHK는 17일 필리핀 등 바나나 생산지에서 바나나 나무가 말라버리는 ‘신(新) 파나마병’으로 생산량이 급속히 줄고 있다고 보도했다.

NHK는 신종 바나나 마름병인 ‘신 파나마병’은 100여년 전 파나마 주변에서 처음 확인돼 ‘파나마 병’이라 이름 붙여졌으며, 한 번 감염되면 회복할 수 없어 바나나의 ‘불치병’이라고 소개했다.

파나마병이 확산되면서 당시 유통되던 바나나 품종은 거의 멸종됐으며, 현재 유통되는 바나나는 이 병에 내성을 가진 신개발 품종이다.

그러나 최근 파나마병보다 더욱 감염력이 강한 ‘신 파나마병’이 나타나 전 세계 바나나 산지를 강타하고 있어 바나나 산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NHK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말을 인용해 ‘신 파나마병’은 1990년대 대만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중국, 동남아시아로 번졌다. 지금은 중동, 아프리카에서도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특히 필리핀의 상황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경우 최근 몇 년 사이에 바나나 나무의 5분의 1이 이 병에 감염되면서 생산량이 20% 이상 줄었다.

병은 계속 번지고 있어 올해는 생산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현지 농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3년 전부터 ‘신 파나마병’에 내성을 가진 품종 개발에 나섰으나 별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개발된 새 품종은 바나나 열매 수가 적거나 성장이 느려 상품성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NHK는 현지 바나나 생산자 단체 간부의 말을 인용해 “새 품종 개발 등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5년, 10년 후에는 전 세계 식탁에서 바나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