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 "한국에 핵우산 제공 매우 중요"
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 "한국에 핵우산 제공 매우 중요"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6.04.2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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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준청문회서 "美 핵우산 없으면 韓 자체 핵무장 검토해야 할 것"
"한국, 주한미군 주둔 비용 절반 부담… 위기시 대응옵션"
▲ 빈센트 브룩스 신임 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 ⓒ연합뉴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공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브룩스 지명자는 만약 미국이 아시아 동맹국들에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한국은 스스로의 안보를 위해 핵무장을 생각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으며,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계속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룩스 지명자는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제공 공약에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제공은 매우 중요하며 위기 시에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옵션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 공화당의 대선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핵우산 제공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두고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있다"고 말한데 대해 브룩스 지명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동맹국들을 위한 미국의 '핵우산' 제공이 가진 중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 한국 핵우산 공약은 주한미군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했던 1978년 제11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공식화된 이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브룩스 지명자는 또한 트럼프가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를 주장한데 대해 "미국보다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비용이 적게 든다"고 답했다.

또 "한국은 연간 8억 800만달러의 미군 주둔 비용의 절반을 부담하고 있다"며 "한국은 미군 기지 건설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108억 달러의 비용 중 92%를 지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룩스 지명자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문제에 대해선 "사드와 같은 상층 미사일 방어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한·미동맹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는 다층적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패트리어트 미사일 요격체계를 PAC 2에서 PAC 3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자체적인 미사일 방어역량을 강화하고 있지만, 앞으로 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며 "사드와 같은 상층 미사일 방어체계를 도입해 통합적이고 다층적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미국과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의 상호 운용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미 간 협의 진행상황에 대해선 "지난 2월7일부터 한·미 양국 간에 공식 협의가 시작됐다"며 "이 같은 협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서는 사드 배치의 타당성에 대한 평가와 권고 사항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 같은 협의는 중요한 양자적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브룩스 지명자는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 "북한은 도발적이며 보다 위험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이 나의 견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 김정은을 견제 또는 조언할 수있는 인물이 없다'면서 "주한 미군이 이에 대비해 상시 전투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휴전협정이 체결된 이래 그 어느 때보다도 지난 5년간 더 많은 위기가 있었다"면서 "배를 침몰시키며, 인구 밀집지역에 포격을 가하고, 한국 군 기지 인근에 지뢰를 매설하는 북한의 모든 행동들은 위기를 고조시키는 징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늘 밤이라도 당장 싸울 준비태세를 갖춘다는 각오로 한국과 함께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춰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 능력에 대해서는 "세계최고 수준"으로 평가했다.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 능력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한반도에 대한 전략자산 배치 방향에 대해 "주한미군 일부 부대를 지속적으로 순환배치하면서 높은 대비 태세를 유지해나갈 것"이라며 "더 많은 정보자산과 정찰자산을 배치하고 통합적이고 다층적인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첫 흑인 주한미군사령관이 되는 브룩스 지명자는 부친이 예비역 육군 소장, 형이 예비역 준장인 전형적인 군인 가정 출신으로, 1980년 미 육사를 졸업했으며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육사 생도 대장을 지냈다.

그는 아프간·이라크 전쟁에도 참전한 베테랑 군인이다. 지난 2013년 7월부터 태평양 육군 사령관 임무를 수행해 왔다.
 

[신아일보] 신혜영 기자 hy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