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일이든지 할수 있을 것 같아요”
“무슨일이든지 할수 있을 것 같아요”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5.02.0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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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서울 도보여행 예비대학생 최재혁군
▲ 사진은 주인공 울산경의고 3학년 최재혁군이 지난달 도보 여행 중 영동군청 앞에 도착한 모습.

“두려움이 없어지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울산의 한 예비 대학생이 서울까지 500㎞가량을 19일 동안 걸어가 화제다.

주인공은 울산 경의고등학교 3학년 최재혁군(19).

그는 올해 첫날 오전 8시 30분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자신의 집에서 서울로 가는 첫 걸음을 내디뎠다.

평소 모아둔 용돈과 스마트폰을 챙기고 등산용 스틱을 들고, 옷가지와 핫팩, 내의 등을 넣은 가방을 메고 경주 방향으로 국도를 따라 길을 나섰다.

첫날은 친구가 같이 걸어줬지만 생각보다 시련은 빨리 찾아왔다.

울산에서 70㎞가량 떨어진 경북 영천에서 대구로 향할 때는 발목에 무리가 왔다.

그는 “돌이켜 보면 초반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몸이 적응이 안 돼서인지 힘들었어요. ‘포기할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대구에서 대학을 다니는 누나의 응원이 큰 힘이 됐어요”라고 2일 말했다.

최군은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검색해 이동하면서 잠은 주로 찜질방에서 자고, 끼니는 분식집이나 편의점 삼각김밥 등으로 해결했다.

매일 걷는 모습과 생긴 일들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메모도 했다.

그는 대구를 거쳐 영동, 대전, 청주, 천안, 수원, 안양을 둘러 지난 19일 오후 드디어 서울시청에 도착했다.

최군은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고비 때마다 들기도 했지만, 서울시청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정말 기뻤다”며 웃어 보였다.

울산에서 서울까지 가는 동안 쓴 돈은 모두 30만원.

그는 “찜질방에서 만난 아주머니나 아저씨들이 밥을 사주고, 힘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순간순간 힘들기도 했지만 낯선 분들의 응원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춘해보건대학교 간호학과에 입학하는 최군은 “여행하면서 좋은 분들을 만나 도움을 얻었기 때문에 베풀면서 살고 싶다”며 “도보 여행을 생각하는 또래 친구들이 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