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수저에 조상 숨결이 살아 숨쉬어요"
"놋수저에 조상 숨결이 살아 숨쉬어요"
  • 양구/김진구 기자
  • 승인 2014.03.0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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놋수저의 전통 잇는 양구 김기찬씨

[신아일보=양구/김진구 기자] "우리민족의 근본은 숟가락에서 나온 것이며, 숟가락은 우리민족이 청동기시대에 금속으로 만든 최초의 가재도구입니다."

우리들의 밥상에서 사라진지 오래인 놋수저의 맥을 잇는 고집스런 장인 김기찬씨(54·양구읍 웅진리).

굽이치는 소양호를 끼고 46번 국도를 돌다보면 쇠붙이 두드리는 망치소리가 잔잔한 호수의 물결에 묻어나온다.

"우리의 놋수저에서 조상의 숨결과 슬기가 살아 숨쉽니다."

경북 내성에서 태어난 김씨가 놋수저만을 고집하는 것은 할아버지 아버지가 운영하던 20여평 남직한 대장간을 전수받고부터, 김씨는 "우리 민족의 근본은 숟가락에서 나온 것" 이라며 "맥을 꼭 이어 가라"는 부모님의 유언에 따라 한평생을 놋수저에 매달려 살아오고 있다.

"불에 너무 달구면 깨져 온도맞추기가 가장 중요하죠."

숮에 달군 놋쇠붙이를 모루에 올려 놓고 앞뒤를 돌려가며 두드리는 김씨의 이마에는 어느새 구슬담과 장인 숨결이 뭍어나고 있다.

"지금은 사는 사람이 별로 없어 그만둘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우리나라에 수작업으로 놋수절를 만드는 사람이 별로 없어 전통의 맥이 끊어질까봐 계속하고 있다"는 김씨는 "조상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놋수저를 끝까지 만들겠다"며 벌겋게 달아오른 놋수저를 오늘도 힘차게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