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만 해주면 아이 인생 바뀐다"
"수술만 해주면 아이 인생 바뀐다"
  • 김기봉 기자
  • 승인 2014.02.0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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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청소년 무료수술 울산시티병원 조현오 원장

[신아일보=김기봉 기자] "국적을 떠나 아픈 어린이를 보면 누구나 안타까움을 느끼잖아요? 수술만 해주면 아이의 인생이 바뀔 수 있습니다."

조현오(68, 사진) 울산 시티병원 원장은 올해로 7년째 몽골, 캄보디아, 중국, 러시아의 선천성 기형, 골형성부전증(특별한 원인 없이 뼈가 쉽게 부러지는 병) 등으로 제대로 걷지 못하는 청소년, 청년 등을 무료로 수술하고 있다.

조 원장이 처음 무료 수술 봉사를 결심하게 된 것은 지난 2008년 6월 울산의료단 소속으로 몽골 울란바토르 바양골보건소로 국제의료봉사를 다녀오면서부터다.

그는 "막상 몽골에서 할 수 있는 의료봉사는 간단한 것밖에 없었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방법이 없어 안타까웠다"고 9일 말했다.

당시 의료봉사를 마치고 귀국한 그는 몽골에 있는 아이들을 한국으로 데려와 치료해야겠다고 마음먹고 그해 10월 골형성부전증과 뇌성마비로 잘 걷지 못하는 여덟 살과 열두 살 여자아이를 울산으로 초청해 수술했다.

수술비와 두 달간 입원비는 모두 무료였다.

"치료를 마치고 아이들이 똑바로 걸었던 때가 생생하다. 감격스러웠다"고 조 원장은 회상했다.

그는 이후 해마다 6월이면 몽골을 찾았고, 그때마다 수술이 급하고 치료 가능성이 큰 아이들 2∼5명을 울산으로 초청해 무료로 수술했다.

조 원장은 "비행기가 울란바토르에 도착하는 시각이 자정쯤인데 1천㎞ 이상 떨어진 곳에서 공항으로 와 기다리는 아이들도 있다"며 "그 모습에 감동해 무료 수술을 계속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수술한 청소년과 청년이 30명에 달한다. 올해도 7명을 초청해 수술할 계획이다.

조 원장은 "주위에선 '너도나도 무료로 수술해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할 거냐'며 걱정하는 사람도 있고, 실제 감당하기 힘든 부탁을 받아 당혹스러운 경우도 있었다"며 "그래도 의사에게 중요한 것은 환자라는 생각으로 몽골 등 해외 청소년 무료 수술봉사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