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차기 당권 물밑 경쟁 시작
민주, 차기 당권 물밑 경쟁 시작
  • 신아일보
  • 승인 2008.04.1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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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 “경선 불출마” 선언…차기 대표 누가 하나
박상천·김효석·박주선·정세균·추미애등 유력 후보군

총선 후 통합민주당의 수뇌부가 큰 폭으로 개편될 전망이다.
기존 수뇌부가 대거 낙선한데다 총선 후유증을 조기에 털어내고 거대 야당에 맞서기 위해서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기 때문이다.
특히 손학규 대표가 지난 10일 차기 당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벌써부터 차기 당권 경쟁을 향한 물밑 경쟁도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당 지도부를 이끌만한 힘과 리더십을 갖춘 중진급 의원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향후 당내 권력 구도가 어떤 방향으로 재편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정동영·김근태·386 몰락
정동영 상임고문은 18대 등원에 실패함에 따라 당내 입지가 크게 위축됐다. 계보로 분류되는 우윤근, 이경래 의원 등이 공천 과정에서 배제돼 당내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내 재야 민주화 운동 세력의 ‘대부’ 김근태 의원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낙선한 데 이어 수도권에서 계파 의원이 대거 패배했기 때문이다.
당내 주류였던 친노.386 세력도 ‘몰락’ 했다.
17대총선에서 탄핵 바람을 타고 당선된 초선 의원 108명 중 이번 총선에서 살아남은 인원은 35명에 불과하다.
그래도 손 대표는 그나마 여유가 있는 편이다.
이번 총선에서 정치적 목표인 개헌저지선(100석)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지난해 대선 패배 후 당이 좌최 위기에까지 몰렸던 사정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부겸, 송영길 의원 등 측근으로 분류되는 의원 상당수가 원내 재진입에 성공한데다 본인이 천거한 비례대표 후보 상당수가 당선돼 독자 계파 형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손 대표는 당권 재도전에 나서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한 만큼 당분간 물 밑에서 잠복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차기 전당 대회에 앞서 자기 계파를 측면 지원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차기 당권은 누가?
구 민주당계는 호남권에서 대부분 ‘생환’, 당내 지분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박상천 공동대표와 김효석 원내대표, 박주선 전 의원 등 구 민주당계을 인사들이 차기 당권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박상천 대표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확실한 중도 개혁주의자가 이끌어 가야 한다”며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 민주당계는 전국 정당으로서 거듭나야 한다는 당 안팎의 요구를 감안하면 한계를 동시에 안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친노 성향의 정세균 의원도 당권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이 총선 기간 동안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전국을 누비며 지원 유세를 펼친 것도 당권에 도전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 의원도 지지기반인 친노계의 위상이 급격히 추락한데다 지역구가 호남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전 의원도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높은 인지도와 대중적 인기가 강점이지만,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이 약점이다.
또 3선에 성공한 손 대표의 측근 김부겸, 송영길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 조직 장악력에 일정한 한계를 노출하고 있어 독자 계파의 힘만으로 차기 당권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어느 계파가 연대와 공조를 선점하느냐에 따라 차기 당권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성남기자
jsnsky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