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예선]한국, 우즈벡 1-0 꺾고 본선 진출 눈앞
[WC예선]한국, 우즈벡 1-0 꺾고 본선 진출 눈앞
  • 윤다혜 기자
  • 승인 2013.06.1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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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호가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브라질월드컵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 7차전에서 상대 아크말 쇼라메도프의 자책골에 힘입어 1-0으로 진땀승을 거뒀다.

4승2무1패(승점 14)가 된 한국은 이어진 경기에서 레바논을 4-0으로 대파한 2위 이란(4승1무2패 ·승점 13), 3위 우즈베키스탄(3승2무2패· 승점 11)을 제치고 조 1위를 지켰다.

사실상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오는 18일 울산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최종 8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본선에 진출할 수 있고 설사 패하더라도 브라질에 갈 가능성이 높다.

최종전에서 한국이 지고 우즈베키스탄이 승리하면 두 팀의 승점은 14점으로 같아지는데 골득실에서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 크게 앞선다. 한국이 +7, 우즈베키스탄이 +1이다.

지난 레바논 원정에서 고전했던 최강희 감독은 당초 공언했던 대로 공격적인 카드를 꺼내들었다.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마지막 이란전을 편하게 나서고자 하는 최 감독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이동국을 원톱으로 하는 4-2-3-1 전술을 버리고 공격수 숫자를 늘렸다. 김신욱(울산)과 손흥민(함부르크)을 투톱으로 하는 4-4-2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이근호(상주)와 이청용(볼턴)을 좌우 측면 미드필더에 배치했고 이명주(포항)와 박종우(부산)에게 중원을 맡겼다. 김치우(서울), 곽태휘(알 샤밥), 김영권(광저우), 김창수(가시와레이솔)가 포백라인을 이뤘다.

포항스틸러스의 이명주는 김남일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박종우가 홀딩형 미드필더를, 이명주가 공격 전개를 담당했다.

이에 맞서는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3차전과 달리 스쿼드에 변화를 줬다.

앞선 지역 예선에서 골맛을 보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산자르 투르수노프와 자수르 카자노프를 선발에서 뺐다. 비탈리 데니소프, 이슬롬 투흐타호자예프 등 새로운 얼굴로 선발을 채웠다.

우즈베키스탄은 울루그벡 바카예프을 최전방 공격수로 놓고 세르베르 제파로프를 그 밑에 세웠다. 쇼루흐 가도예프, 오딜 아흐메 도프, 티무르 카파제, 아지즈벡 하이다로프를 미드필더에 배치하는 4-4-1-1 포메이션을 선보였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과 사상 첫 월드컵 본선을 꿈꾸는 우즈베키스탄은 초반부터 뜨겁게 맞붙었다. 강한 빗줄기도 양팀의 승리욕을 잠재우지 못햇다.

여독이 채 풀리지 않은 우즈베키스탄은 예상을 깨고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오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홈 이점을 살린 한국 역시 좌우로 경기장을 넓게 쓰며 상대 측면을 두드렸다.

한국은 1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머리를 노린 롱볼을 이용하면서도 이청용의 개인기와 손흥민의 배후침투 능력을 활용해 만들어가는 플레이를 적절히 구사했다.

이에 맞서는 우즈베키스탄은 빠른 역습 전개와 미끄러운 그라운드 상황을 노리는 과감한 중거리 슛 시도 등 영리한 경기운영을 했다. 원정 팀의 전형적인 전술이었다.

한국이 먼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전반 18분 김신욱이 헤딩으로 떨궈준 볼을 손흥민이 논스톱 패스로 이근호에게 연결했고, 이근호가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완벽한 노마크 찬스였지만 이근호의 슈팅이 제대로 발에 맞지 않아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신욱-손흥민-이근호로 이어지는 패턴 플레이의 위력을 엿볼 수 있었다.

우즈베키스탄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전반 23분 에이스 바카야프가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정성룡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세컨드 볼을 노린 상대에게 자칫 골을 내줄 수 있었다.

한국은 김신욱의 큰 키를 활용하는 선 굵은 패스를 시도했다. 전반 41분에는 중원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김신욱이 머리로 떨궈줬고 쇄도해 들어가던 이명주의 발끝에 걸렸지만 골키퍼와 1대1 찬스에서 옆 그물을 때렸다.

계속해서 우즈베키스탄을 몰아붙인 한국은 결국 1분 뒤 결실을 맺었다.

전반 42분 오른쪽 측면에 있던 김영권이 골문 중앙을 향해 길게 올려준 공이 수비하던 아크말 쇼라메도프의 머리에 맞고 골문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제공권을 장악한 김신욱 효과였다.

전반전을 0-1로 마친 우즈베키스탄은 후반 시작과 함께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쳤다. 카파제와 아호메도프의 논스톱 패스 연결로 수비를 흔들었고 좌우 측면으로 패스를 뿌리며 기회를 엿봤다.

한국은 전방에서부터의 적극적인 압박으로 상대 패스 줄기를 끊었고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며 무리하지 않았다. 김신욱과 손흥민까지 수비에 가담하며 우즈베키스탄의 공세를 막아냈다.

후반 19분 체력 저하가 눈에 띄자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을 교체투입시키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전반전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며 제 몫을 못했던 이근호는 그라운드를 떠났다.

전반전에 김신욱과 투톱을 구성했던 손흥민은 이근호가 있던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고 이동국은 김신욱과 콤비를 이뤘다.

우즈베키스탄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한국이 서서히 주도권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후반 23분 손흥민은 특유의 개인기로 상대를 위협했다.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 다리 사이로 볼을 빼고 돌파한 손흥민은 페인팅으로 수비수를 재차 벗긴 뒤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비록 골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상대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는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가 정확한 헤딩으로 수비수의 혼을 빼놓았다. 골키퍼의 신들린 듯한 선방에 막혔지만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전세가 뒤집히자 후반 30분과 31분 지한파인 알렉산더 게인리히와 골 결정력이 뛰어난 투르수노프를 투입시키며 승부수를 띄웠다.

한국은 후반 36분 경기 중 부상을 당한 중앙수비수 곽태휘를 빼고 김기희를 넣으며 수비 안정을 꾀했다.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근 뒤 역습을 펼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우즈베키스탄은 공격수 파호드 토지예프까지 투입시키며 마지막으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레바논의 경기에서는 이란이 4-0 완승을 거뒀다.

이란은 전반 39분에 터진 칼라트바리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네쿠남(2골), 구찬네자드가 연속골을 터뜨렸다.

네쿠남은 3-0으로 앞서던 후반 41분에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감각적인 중거리 슛으로 레바논의 골망을 흔들며 승리를 자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