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 영웅들’ 이제 편히 눈감나
‘서해교전 영웅들’ 이제 편히 눈감나
  • 신아일보
  • 승인 2008.01.1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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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라도 국가에서 우리아들들을 생각해 준다니 고맙다’
서해교전 전사자들에 대한 추모식을 올해부터 국가행사로 격상한다는 소식에 유가족들은 크게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의 심경을 토로했다.
2002년 6월 29일 연평도 인근 해상의 북방 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이 교전으로 우리해군 고속정 ‘참수리 357호’가 침몰했고 윤영하 소령 등 장병 6명이 순직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 영웅들에게 못할 짓을 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이들 호국 장병을 추모하는 기념식을 교전부대인 해군 2함대사령부 주관으로 갖도록 했다.
국민 여론과 유족들의 비판이 계속되자 작년 한차례 총리가 기념식에 참석했을 뿐이다. 이들 2대정부가 전몰장병과 그 유족을 예우하기 보다는 북한정권의 비위맞추기에 급급함으로써 군의 사기저하는 물론이고 국가정체성 마저 흔들리게 됐다.
고 한상국 중사의 부인은 2005년 ‘이런 나라에서 어떤 병사가 전쟁터에 나가 싸우겠느냐’고 개탄 하며 남편이 목숨을 던져 지키려했던 조국을 등지고 이민을 가버렸다.
서해교전 유족들은 2006년에 한명숙 총리가 나라를 지키다 일선에서 숨진 군·경 유가족을 초청했을 때 아무도 가지 않았다.
정치가 시작된 이래 제대로 된 국가라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진 사람을 기억하고 그 유족을 돌보는 일을 무엇보다 앞서야했다.
국가가 생명을 이어가려면 국가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한사람 한사람을 결코 잊지 않는 다는 믿음을 국민에게 주어야한다.
숨진 병서들을 위해 성대한 국장을 베풀면서 ‘전사자들 끝까지 예우하는 곳은 아데 네 뿐이며 그것이 아데 네를 강하게 만든다’고 했다.
전몰장병 추도 행사는 근대국가에서도 국가의 가장 중요한 제의(祭儀)다.
1차대전 때 수십만 명이 전사한 최대 격전지인 프랑스 베르당 전적지의 추모비에는 ‘여기 국가들 위해 죽은 한 병사가 잠들고 있다’고 쓰여 있다.
국가가 전사자 한 사람 한사람을 소중히 기억할 때 앞으로 나라를 믿고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지는 사람이 이어진다.
작년 8월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북측이 NLL재협상 문제를 제기하자 ‘서해교전은 안보방법론에서 반성해 볼 문제’라고 발언했다.
북의 선제공격을 받고 영해를 지키기 위해 대응 한 우리 군에 잘못이 있는 양 말함으로써 우리 영웅들은 두 번 죽인 것이다.
이제 새 정부는 대한민국이 수많은 국군 전몰장병의 희생위에 서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