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뇌물이어 마약투약까지
한수원, 뇌물이어 마약투약까지
  • 이은지기자
  • 승인 2012.09.2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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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전 직원 2명 필로폰 투약 구속
한국수력원자력이 입을 굳게 다물었다.

직원들의 뇌물수수 사건에 이어 소방대원들의 마약 복용 사건까지 터지자 더이상 염치가 없어 사과도 못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수원 고리원전 본부에서 근무하는 소방대원 2명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25일 저녁 늦게 부산지검에 구속된 바 있다.

한수원은 원전 화재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초동조치를 위한 소방대를 자체 운영하고 있다.

서울 삼성동 한수원 본사에는 다음날인 26일 아침 일찍부터 마약사건과 관련한 문의 전화와 항의 전화가 쇄도했다.

김균섭 한수원 사장도 부랴부랴 임원 회의를 소집해 직원들의 근무기강을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직원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이번 사건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수원이 내놓은 대책은 고작 약물복용 검사와 정신건강 검진을 소방대원들에게도 실시하겠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어 이번 사건을 회사측이 너무 단순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한수원이 그동안 뇌물사건을 계기로 직원들 기강을 바로잡겠다고 여러번 다짐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헛구호가 됐다"며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활빈단의 홍정식 대표는 "원전사고 예방에 앞장서야 할 원전요원들이 국민 생명을 담보로 마약을 흡입하는 등 요지경판을 만들고 있다"며 "마약투약자 적발을 포함한 원전 부패비리 전반에 걸친 국민감시 및 척결NGO를 발족하겠다"고 선언해, 이번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