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로스쿨 정원 전면‘보이콧’
대학들 로스쿨 정원 전면‘보이콧’
  • 신아일보
  • 승인 2007.10.2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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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총 정원을 1500명으로 시작해 2013년까지 200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마련해 국회에 보고했다.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애초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것은 다양한 배경을 지닌 변호사들을 많이 배출해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싸고 질 좋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전체정원을 축소하면서 이런 취지는 달성하기 어렵다. 충분히 공감 할 수 있는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변호사 숫자를 큰 폭으로 늘리는 게 핵심이다. 폐쇄적 독점 법률시장에 개방적, 경쟁적 요인을 불어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총 정원을 이처럼 소규모로 잡으면 로스쿨을 준비중인 43개 대학의 3분의 2가량은 설립인가를 받지 못하게 된다. 로스쿨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해온 대학들이 줄줄이 탈락하게 생겼으니 반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학들의 입장이 문제의 초점이 아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그 인원으로 로스쿨 제도도입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느냐는 점이다.
로스쿨 정원을 1500명으로 제한하면 결과적으로 지금과 별 차이가 없게 된다. 로스쿨 입학생 중 70~80% 정도가 변호사 자격시험에 통과한다고 보면 현재 1000명씩 뽑는 사법시험과 비슷한 숫자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난 수년간 그토록 많은 논의를 통해 어렵게 로스쿨 법을 통과시킨 이유가 어디에 있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로스쿨 총 정원을 정확히 얼마로 하는 게 좋은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대학에서 몇 명을 뽑겠다고 신청하지도 않았는데 미리 정부가 상한선을 정하는 것도 합당치 않다.
이런 방식이 현실적으로 불가피 하다고 해도 제도와 취지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가급적 많은 인원을 뽑아야 한다는 원칙은 지켜야 한다.
이렇게 혼란이 생긴 데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공청회 한번 열지 않고 밀실에서 정원을 주무른 교육부의 책임이 크다. 로스쿨 법이 교육부가 총 정원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한 것은 국회의 의결을 반영하라는 취지라고 봐야 한다. 교육부가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과 협의하고 국회에 형식적 보고만 하려고 한 것은 국회의 권위를 무시한 처사다.
교육부는 본래 내년 3월까지 로스쿨인가를 마무리 하려다가 이번 정부의 임기 안에 마치기 위해 두 달이나 앞당겼다. 서두르다보니 공청회도 못 열고 무리수를 범한 것 같다.
이번 정부가 해서는 안될 이유도 없지만 여론 수렴 절차를 무해하면 서두를 일도 아니다. 이대로 교육부 안이 시행되면 변호사는 국민 옆으로 가지 않고 여전히 법원 옆에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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