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㊸]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㊸]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3.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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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업계 2위 굳히기…1위 삼성생명 추격 고삐
해외법인 안정화…글로벌 영토 확대 속도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 (사진=한화생명)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 (사진=한화생명)

2024년 갑진년 한 해도 대한민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고금리 부담은 남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고통 분담과 윤리 경영 강화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그리고 내부통제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공통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눈앞에 쌓인 난제 해결을 위한 금융권 CEO의 경영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은 올해 생명보험업계 1위를 목표로 추격 고삐를 바짝 죌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중심 상품‧마케팅 강화를 통해 수익성과 회사 가치 극대화를 노린다. 아울러 해외시장 확대와 안정화를 통해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여 부회장은 지난 2019년 3월 대표로 취임한 이후 5년째 한화생명을 이끌고 있다. 그는 1985년 경인에너지(현 한화에너지)에 입사해 한화생명 전략기획실장,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을 역임한 정통 ‘한화맨’이다. 

여 부회장은 대표 취임 당시 차남규 전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체제로 경영에 나섰으며, 차 부회장 퇴임 뒤 단독대표체제로 전환됐고,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임기는 오는 2025년까지다.

여 부회장은 재임 기간 한화생명 실적을 안정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한화생명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82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업계 부동 선두인 삼성생명 바로 다음 규모다. 한화생명은 이전까지 교보생명과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였지만, 지난해에는 격차를 벌리며 자리를 굳히는 모습이다.

한화생명 지난해 보험계약마진(CSM)은 지난해 2조541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 늘었다. CSM은 대표적인 보험사의 수익 지표인데, 고수익성 일반보장 상품 판매를 적극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 부회장은 또 한화생명 핵심 과제였던 제판분리(상품 제조와 판매 분리)도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최고경영자(CEO) 입지를 굳혔다. 그는 2021년 4월 내 최대 규모 보험 판매 전문회사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했고, 지난해에는 피플라이프 인수를 바탕으로 GA(법인보험대리점) 시장 영향력을 확대했다. 

그 결과 현재 한화생명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한화라이프랩, 피플라이프 등 GA 3개사, 설계사 2만5000여명의 강력한 판매 채널을 구축했다.

여 부회장은 올해 보장성보험 중심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신계약 CSM을 확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화생명은 건강·질병보험 상품 차별화를 통한 고(高)수익성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례로 한화생명 올해 첫 신상품은 뇌·심장질환에 대한 새로운 위험률을 적용해 보험료는 낮추고 보장은 강화한 ‘한화생명 더(The) H 건강보험’이다.

여 부회장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을 통한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대도 노리고 있다. 베트남법인은 2008년 현지 진출 이후 지난해 15년 만에 누적 흑자를 달성했다. 

인니법인 역시 현지 손해보험사 ‘리포제너럴보험’ 인수하는 등 덩치를 키우고 있다. 리포그룹은 은행과 의료, 유통 등 다양한 사업군의 계열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 재계 6위 그룹이다. 한화생명은 올해 인니법인에서 생보·손보를 아우르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노마드(Nomad) 회의’를 중심으로 회사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의는 여 부회장이 회사 변화와 혁신 추진을 위해 대표 취임 후인 2019년 3월 만든 토론의 장이다. 현재까지 격주마다 회의를 이어오며 그간 업계에서 도전하지 않았던 주제와 현안을 끌어냈다는 게 한화생명 설명이다. 

노마드회의는 현재 100회를 넘겼고 300건이 넘는 의제를 다뤘다.

여 부회장은 노마드 회의에서 “2024년 이후에도 노마드 회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회사의 아젠다를 발굴하고 해결책을 찾아 한화생명만의 문제해결 방식으로 정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