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베팅 '빚투' 투자자…지수 상승에 수익률 악화
하락 베팅 '빚투' 투자자…지수 상승에 수익률 악화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3.2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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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 신용거래융자 11% 증가…투자자, 변동성 주의
복잡한 그래프로 긴장된 딜링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복잡한 그래프로 긴장된 딜링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국내 지수 하락에 베팅한 '빚투(돈 빌려 투자)'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증시 3000 이상 전망이 나오고 있어 수익률은 한동안 반등하기 어려워 보인다.

25일 한국거래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는 1월 중순까지 하강세를 보이다, 이후 다시 비교적 상승세를 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달 22일 종가 기준 2748.56, 903.98로 1월2일(2669.81, 878.93) 대비 각각 2.94%, 2.85% 올랐다. 또 같은 기준 코스피 200과 코스닥150도 372.65, 1516.55로 1월2일(360.55, 1407.90) 대비 각각 3.35%, 7.71% 상승했다.

이러한 상승에 올해 빚투 투자자들이 약 2조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거래융자(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는 이달 21일 기준 19조5162억원을 기록하면서 연초(1월2일, 17조5371억원)보다 1조9791억원(11.28%)이 늘었다.

다만, 이 기간 국내 지수 하락에 베팅한 경우도 적지 않아 인버스 상품 투자자 수익률에 비상이 걸렸다.

인버스는 지수 또는 주가가 상승할 때 수익률도 상승과 달리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HANARO(하나로) 200선물인버스와 KOSEF 200선물인버스는 연초(9800원, 5470원) 대비 9540원, 5325원으로 각각 2.65% 감소했다. 또 KBSTAR 200선물인버스는 연초(5425원)보다 2.58% 떨어진 5285원을 기록했다.

KODEX(코덱스)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3245원으로 연초(3630원) 대비 10.60%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어 △TIGER(타이거) 코스닥150선물인버스 8.05% △KBSTAR 코스닥150선물인버스 7.97% △KOSEF 코스닥150선물인버스 7.80% △ARIRANG(아리랑) 코스닥150선물인버스 6.42% 순으로 하락했다.

특히 가장 빚투 규모가 큰 곳은 KODEX코스닥150선물인버스로 신용잔고가 22일 기준 578억원으로 연초(405억원) 대비 42.71%로 가장 많이 늘었다.

문제는 올해 증권가들이 지수를 상향 조정하고 있어 수익률은 한동안 반등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다.

증권사들의 코스피 전망치를 보면,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2300~2750에서 2500~3000으로 수정했다. 또 한화투자증권도 2300~2800에서 2500~3000, 이베스트투자증권도 2320~2650에서 2480~2870으로 올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영향력이 큰 반도체 반등을 감안하면 지수의 추가 상승은 필연적"이라며 "현재 반도체 가격 반등과 수요 회복으로 업황이 살아나는 상황에서 AI(인공지능) 성장 수혜까지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다 금리 인하 전망이 유지되고 있는 점도 지수 상승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