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홍콩 ELS 자율배상 확정 규모 2조 육박
은행권 홍콩 ELS 자율배상 확정 규모 2조 육박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3.2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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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이사회 통해 윤곽…KB국민 1조원 최다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주요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이번 주 이사회를 열고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 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자율 배상 방침을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배상금 규모만 약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임시 이사회를 통해 자율 배상안을 결의했다. 

하나은행은 오는 27일,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은 28일 이사회에서 배상안을 논의, 확정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또한 주 후반 이사회를 열고 자율 배상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SC제일은행이 이사회를 통해 올해 1분기 실적에 반영할 배상금 관련 손실 규모는 최소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판매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의 충당금 규모는 약 1조원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은 대략적인 배상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앞서 13일부터 2021년 1∼7월(H지수 최고점 전후 기간) 판매한 홍콩 H지수 ELS 계좌 8만여개에 대한 전수 조사를 했다.

전수조사 등을 통해 2021년 1∼7월 판매액은 5조2000억원 정도로 파악됐고 현재까지 손실률은 50% 수준이다. 여기에 평균 손실 배상률을 40%로 적용하면 약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물론 정확한 실제 배상 규모는 현시점에서 확정할 수 없다. 앞으로 개별 투자자들과의 협상 결과, 홍콩 H지수 추이 등에 따라 배상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이 주로 2021년 1∼7월 판매 계좌를 바탕으로 손실과 배상을 추산하는 것은 당시 1만∼1만2000포인트(최고점)에 달했던 H지수가 올해 들어 5000대에 불과해 1∼7월 만기가 돌아오는 계좌 상당수가 '녹인(knock-in, 손실)' 구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1년 7월말 이미 H지수가 8800대까지 밀리기 시작한 만큼 올해 7월말 이후 만기를 맞는 계좌 중에서는 '가입 기간에 한 번이라도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시점보다 50% 이상 하락'과 같은 녹인 조건에 해당하지 않아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른 은행들은 KB와 달리 녹인(knock-in)형 ELS를 많이 팔지 않았지만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시점 65% 이상' 등 비(非) 녹인형 상품 수익 조건을 고려해도 8월 이후부터 손실이 눈에 띄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KB뿐 아니라 타 은행들도 주로 손실이 확정된 2021년 1∼7월 판매분(2024년 1∼7월 만기 도래분)을 중심으로 손실·배상 규모를 따진다면 6개 은행 올해 1분기 관련 충당금 적립 규모는 최소 약 2조원이다. 

한편 6개 은행이 판매한 홍콩 H지수 연계 ELS 상품 가운데 올해 들어 이달 22일까지 3조1393억원어치의 만기가 돌아왔다.

하지만 가입자가 돌려받은 돈(상환액)은 1조4942억원뿐으로 평균 손실률은 51.2%(손실액 1조6066억원, 원금 3조1393억원)로 집계됐다.

상품 만기일마다 손실률은 다르지만 H지수가 5000선 아래로 밀린 올해 1월 하순 만기를 맞은 일부 상품 손실률은 약 60%에 이른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