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보다 물가'…한은 기준금리 하반기에나 낮아진다
'인하보다 물가'…한은 기준금리 하반기에나 낮아진다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3.2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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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금리차, 가계부채 부담…물가 목표 확신 부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왼쪽),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왼쪽),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불확실성을 이유로 기준 금리를 5연속 동결했지만, 기존 연내 3회 기준금리 인하 전망은 그대로 유지하며 금리 인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이에 한국은행(한은) 기준금리 인하 시계에도 이목이 쏠리지만, 미국과의 최대 금리차와 가계부채 부담, 특히 울퉁불퉁한 흐름을 보이는 물가가 목표치(2%)에 도달했다는 확신이 관측되는 하반기까진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0일(현지시간) 연준은 현재 5.25∼5.50%인 기준금리를 5연속 동결했다.
 
동결 배경은 아직 확실하지 않은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다.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실질적으로 2%를 향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을 때까지 금리 인하는 적절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준은 연내 기준금리 중간값을 4.60%로 예상하며 지난해 12월 제시한 0.25%포인트(p)씩 3차례, 총 0.75%p 금리 인하 시나리오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의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전날 55.6%에서 FOMC 이후 70.9%로 뛰었다.

한은은 연준 금리인하를 주시하며 물가가 목표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되는 하반기쯤 금리 인하 카드를 테이블에 올린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서 지난달 22일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기준금리(3.50%) 동결 후 "물가가 지금 굉장히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부분 금융통화위원은 아직 금리인하 논의를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은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물가 안정기 재진입 과정상의 주요 리스크' 분석에서는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상승률이 점차 둔화해 올해 말에는 2%대 초반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역전된 이후 역대 최대로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차(2.0%p)와 사상 최대 규모 가계부채도 금리 인하 걸림돌이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연준은 물가 상승률도 잡히지 않는 상황에 고용도 불안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며 "한은은 미국의 금리 인하를 관망하며 하반기에나 금리 인하를 거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의 금리차에 따른 외환 이탈 우려는 물론 국내 또한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 상황에 고용도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라며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 유동성도 풍부해져 가계부채 증가를 부축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연준은 '6월 기준금리 인하'라는 신호를 계속 주고 있다"며 "한은은 연준의 금리 인하에 따라 인하 시기를 맞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