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보험사 이번주 주총 개막…사외이사 대거 교체
주요 보험사 이번주 주총 개막…사외이사 대거 교체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3.1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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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법조 인사 다수…“금융 전문성 떨어진다” 지적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국내 주요 보험사가 이번 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신임 대표 후보자를 결정한 삼성생명·삼성화재를 비롯해 김정남 DB손해보험 전 대표 복귀 등 최고경영자(CEO) 관련 안건에 관심이 집중된다.

아울러 보험사들은 내부통제 등 감사 기능 강화와 보험 관련 법적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관료·법조 출신 전문가로 사외이사를 대폭 교체할 전망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21일 삼성생명·한화생명·메리츠화재, 22일 DB손해보험·현대해상 등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생명보험사가 정기 주총을 연다.

보험사들은 이번 주총에서 신임·연임 대표 선임을 의결한다.

우선 삼성화재는 이번 주총에서 이문화 대표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다룬다. 이 대표는 1990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3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이다. 지난해 1월 삼성생명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12월 친정으로 돌아와 대표로 취임했다.

삼성생명도 21일 주총에서 홍원학 대표 선임을 확정한다. 홍 대표는 삼성생명에서 경력을 이어오다 삼성화재로 옮겨 대표까지 올랐다. 이번에 친정으로 돌아와 삼성생명 대표에 취임하면서 생·손보사 대표를 모두 역임한 보험 전문가로 발돋움하게 됐다.

22일에는 DB손보가 주총을 열고 정종표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교보생명도 조대규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할 예정이다.

아울러 보험사들은 올해 신규 사외이사를 대거 영입했다. 기존 보험사 사외이사에 교수 출신이 많았던 것과 달리, 올해 영입된 인사들은 관료·법조계 출신이 다수다.

삼성화재는 검사장 출신 성영훈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성 전 위원장은 광주지방검찰청 검사장,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국민권익위원장을 역임한 뒤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삼성생명은 임채민 법무법인 광장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임 고문은 지식경제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 실장, 보건복지부 장관 등 고위 공직자를 지낸 관료 출신 인사다.

한화생명도 박순철 한뫼 대표변호사와 정순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임성열 예금보험공사 이사를 새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박 변호사는 서울남부지검장 출신으로 라임자산운용펀드 환매 사태 수사를 지휘한 인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과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을 역임한 금융규제법 전문가다.

현대해상은 손창동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신임 사외이사로 합류할 예정이다.

보험업계가 이처럼 관료·법조계 인사로 사외이사진을 채우는 것은 회사 사법리스크 대응과 더불어 내부통제 강화에 힘을 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보험사가 금융 전문성보다는 정관계 네트워크 구축이나 법적 분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구성하면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 ‘보험회사 사외이사의 경력이 경영성과와 금융안정성에 미치는 영향과 과제’ 보고서는 전직 관료와 정치인·법조인 출신 사외이사를 비독립적인 사외이사로 분류하고 이들 비중이 높을수록 기업가치와 성과가 부진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보고서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고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는 등 보험산업에서 사외이사의 전문성이 더욱 필요한 시점에서 충분한 전문적 식견과 경험을 보유한 사외이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융사 대상으로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하고 있어, 이에 대응할 수 있게 전문 분야 인사를 보강한 것”이라며 “아직 임기가 남은 기존 사외이사 중 교수 출신도 여전히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