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신용보고서①] 한은, "하반기 물가 2%대 초반에 가까워질 것"
[통화정책신용보고서①] 한은, "하반기 물가 2%대 초반에 가까워질 것"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3.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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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화 판단 일러, 섣부른 금리인하 리스크↑
경제 성장·부동산 시장·주요국 통화정책 살필 것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한은)은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4년 3월) '물가 안정기 재진입 과정상의 주요 리스크' 분석에서 "향후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상승률이 점차 둔화해 올해 말에는 2%대 초반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가 안정기 진입 마지막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리스크가 남아있다"고 짚었다.

향후 통화신용정책 운영에 있어 주의 깊게 살펴볼 주요 고려 사항으로는 △물가 안정기 재진입 과정상 주요 리스크와 함께 △성장세 개선 흐름 관련 대내외 여건 △부동산시장 관련 금융 부문 잠재 리스크 △주요국 통화정책 운영과 국내외 금융시장 영향 등이다.

먼저 물가 부문 간 파급 측면에서는 일부 품목 가격 상승이 여타 품목으로 파급되는 정도가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일부 품목 가격 조정이 전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분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물가 기대 측면에서 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지는 추세지만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섣부른 긴축 기조 선회가 정책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고 금융시장 부채 증가와 위험 쏠림 시그널을 제공할 리스크에 유념해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한 기간 이어가되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경제는 내수 회복 모멘텀 약화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다만 민간 소비 회복세가 약화되고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내수와 수출 간 차별화 양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전국 주택 거래량이 감소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택매매 가격은 지난해 12월 이후 하락으로 전환하고 경제주체들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도 약화됐지만, 높은 수준의 아파트 매도 물량 등이 향후 주택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 신생아 특례대출과 신규주택 공급 물량 감소 등은 상방 요인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부동산 경기 부진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이에 기반한 유동화증권 부실화를 통해 관련 금융기관 자산건전성과 유동성을 저하할 수 있다. 

이에 비은행 금융기관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상승 등도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비은행 금융기관은 그간 PF 대출을 대폭 늘려온 만큼 관련 대출 부실화와 충당금 적립 확대가 수익성 악화와 유동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계 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돼 있고 높아진 금리 수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부진은 가계 채무상환 부담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가계 자금조달이 주로 부동산 담보를 통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주택가격 하락은 상환능력이 충분치 않은 주택담보대출 차주 등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을 확대시킬 가능성도 있다. 

한은은 "부동산 PF 부실화와 취약차주 신용위험 등 부동산시장과 관련한 금융 부문 잠재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만큼 주택시장 부진 영향을 면밀히 살펴나가는 동시에 중장기적 시계에서 누적된 불안 요인을 경감해 나가는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주요국 통화정책 운영과 국내외 금융시장 영향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이 꾸준히 진행되는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 긴축 장기화 또는 조기 전환(pivot) 등에 대한 기대 변화가 있을 때마다 시장 가격변수는 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주요국 지표 기반(data-dependent) 정책 운영이 강조되면서 주요 통계 발표 직후 시장변수 변동이 증폭됐다. 

다만 시장참가자들 대부분은 올해 중앙은행 정책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대체로 주요 가격 변수들에 이미 반영된 모습이다. 

문제는 금리인하 시기나 폭과 관련해 기존 예상과 다른 정보가 제공될 때마다 국내외 금리‧주가‧환율 등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향후 정책 기조가 전환될 경우 각국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에 따라 정책금리 동조화는 약해질 수도 있겠지만 국내 시장 가격변수는 여전히 주요국 여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금융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향후 주요국 통화정책과 관련한 주요 지표와 기대변화 등을 세밀히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