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9번 연속 기준금리 동결…"상반기 금리인하 어렵다"
한은, 9번 연속 기준금리 동결…"상반기 금리인하 어렵다"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2.2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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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전망대로 둔화될지 불확실성 커"…가계부채·美금리차도 부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한은)은 올해 두 번째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9번 연속' 동결했다. 

물가는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있는데다, 가계부채 안정화 신호도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꺾인 상황에 역대 최대 수준(2.0%포인트)으로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더 벌릴 이유도 없다. 

한은 금통위는 2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현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2월과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 올해 1월에 이은 9연속 동결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망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데다,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오름세, 가계부채 추이 등 대내외 정책 여건 변화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이곤 있지만 한은 물가 안정 목표치(2%)를 여전히 상회하는 만큼 현재 긴축 기조를 유지하며 물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에 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8월(3.4%)과 9월(3.7%), 10월(3.8%), 11월(3.3%), 12월(3.2%)에 이어 6개월 만이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하며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가계부채도 기준금리 동결 배경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가계신용 잔액은 1886조4000억원이다. 이는 기존 사상 최고 기록이었던 직전분기(1878조3000억원)보다 0.4% 증가한 수치로, 3개월 만에 8조원가량 불어난 규모다. 

역대 최대 수준인 한국과 미국 금리 역전 폭도 한은의 경계 대상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현재 연 5.25~5.50%로 한국과 미국 금리차는 지난해 7월부터 16개월째 2%p 역전 폭을 유지하고 있다. 

3개월 내 금리인하 전망은 엇갈렸다. 

이 총재를 제외한 5명의 금통위 위원은 현재 기준금리 유지에, 나머지 1명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망대로 둔화될지도 불확실성 커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과 소비 부진에 따라 물가 압력이 낮고 내수 부진에 대한 사전 대비 차원에 조기 금리인하를 염두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 또한 상반기 금리인하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경제 지표를 토대로 6개월 내 금리인하가 쉽지 않다는 사견은 냈는데, 2월 경제 전망도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11월 경제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아 상반기 금리인하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이후 금리 여부는 5월 경제전망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