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동행카드 흥행…카드사, 후불제 탑재 ‘기웃’
기후동행카드 흥행…카드사, 후불제 탑재 ‘기웃’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2.18 08: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시, 4월 중 후불제 도입…카드사 참여 전망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 ‘기후동행카드’가 흥행하자 카드업계에서 주시하고 있다. 카드사가 후불교통 기능을 탑재한 신용카드를 운영하는 만큼 이용률 등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 후불제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인 만큼 추후 카드업계 참여가 예상된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판매를 시작한 기후동행카드는 지난 13일 기준 누적 판매량 36만장을 돌파했다. 모바일 카드가 15만장, 실물카드는 21만8000장이 발급됐다. 설 연휴 직후 첫 평일에는 약 25만명이 이용하는 등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가 전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무제한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이다. 지난달 23일 판매를 시작해 27일부터 시범 운영 중이다. 월 6만5000원으로 서울 지하철과 심야버스(올빼미버스)를 포함한 서울시 면허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인천‧김포‧군포‧과천 등 인근 지방자치단체와 기후동행카드 확대 적용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세종문화회관과 서울대공원 등 서울시가 운영하는 문화·예술·여가시설의 입장료나 행사 이용료 등을 할인해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 활용처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카드업계는 기후동행카드 흥행이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대부분 카드사도 교통카드를 운영하는 만큼 강력한 경쟁자가 참전한 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후동행카드 이용자 절반 이상이 2030세대 청년층인데, 젊은 세대 이용자 유치에 집중하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추후 미칠 영향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기후동행카드가 당장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카드업황이 지속 악화하고 있는 만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 후불제 도입을 고려하는 만큼 카드사도 참여할 여지가 있다.

현재 기후동행 실물카드는 지하철 역사 내 단말기에서 현금으로만 충전할 수 있다. 모바일 카드보다 실물카드 발급량이 더 많은 상황인 만큼, 상당수 이용자가 불편을 겪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9일 기후동행카드 현장 점검에서 “4월 중 신용카드 후불제 시스템을 도입해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서울시와 카드사 협업도 예고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신한카드는 기후동행카드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4월부터 수수료 부담 없이 신한카드 체크카드·신용카드 등으로 요금을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인 논의가 있진 않지만, 후불제 도입이 시민 편의를 위한 취지인 만큼 다수 카드사에 참여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