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비 협상 진행해와… "대 사회주의권 외교의 완결판"
미국에는 발표 전에 통보… 중남미 모든 국가와 수교
'북한의 형제국'으로 불리는 공산주의 국가 쿠바와 우리나라가 외교 관계를 수립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과거 동구권 국가를 포함해 북한의 우호 국가였던 대 사회주의권 외교의 완결판"이라고 평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수교는 결국 역사의 흐름 속에서 대세가 어떤 것인지, 또 그 대세가 누구에게 있는지 분명히 보여준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쿠바가 한류나 여러 여건상 한국에 호감을 갖고 있었음에도 수교에 선뜻 응하지 못했던 것은 북한과의 관계때문"이라면서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정치적·심리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우리 정부는 2000년대부터 쿠바와의 수교를 추진했고, 별다른 예고 없이 14일 밤 수립이 깜짝 발표됐다.
이날 미국 뉴욕에서 양국 유엔 대표부가 외교 공한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공식 외교 관계를 수립했는데, 그간 극비 협상이 진행됐다고 한다.
공산주의 국가 쿠바가 '북한의 형제국'인 만큼, 북한의 반발과 방해를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수교 과정에서 치열한 뭍밑 작업이 있었음을 거듭 말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쿠바와 수교를 위해 지속적인 물밑 작업이 있었다"면서 "지난해 우리 외교부 장관과 쿠바 측 고위 인사간 3번의 접촉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쿠바 수교는 한국 외교의 숙원이자 과제였다"며 "이번 수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국가안보실과 외교부를 비롯한 유관 부처들의 긴밀한 협업과 다각적인 노력의 결실"이라고 덧붙였다.
또 주멕시코 대사가 수교 교섭을 위해 쿠바를 방문해 당국자들과 협의를 진행했고, 국과장급 실무진에서도 수차례 쿠바 측과 접촉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번 쿠바와의 수교로, 우리나라는 중남미의 모든 국가와 수교하게 됐다. 유엔 회원국 가운데 남은 미수교국은 시리아뿐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외교 지평이 더 확대됐다"고 자평했다.
이 관계자는 "쿠바는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다"면서 미국 측에는 발표 전 수교 방침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쿠바는 미국 제재를 받고 있음에도 190여개 국과 수교를 하고 있고 100개국이 넘는 나라가 하바나에 대사관을 운영할 정도로 중남미 거점국 중 하나"라며 "비동맹 운영과 제3세계 외교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해 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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