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 배당 늘린 대형 손보사
역대급 실적에 배당 늘린 대형 손보사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2.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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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손보사 3곳, 배당총액 1.1조…전년比 14.1%↑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영향으로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배당 규모를 키웠다.

일각에서는 IFRS17 도입으로 해약환급금 준비금이 새로 생기며 배당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주요 손보사 모두 개의치 않고 배당 총액을 늘린 모습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형 손보사 3곳(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은 2023년 결산배당금으로 총 1조1602억원을 주주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이는 전년(1조169억원) 대비 14.1%(1433억원) 증가한 규모다.

보험사별로 보면 이 기간 삼성화재 배당금이 보통주 1주당 1만3800원에서 1만6000원, 우선주는 1주당 1만3805원에서 1만6005원으로 각각 올랐다.  배당금 총액은 5866억원에서 6802억원으로 16%(926억원) 불어났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6.5%, 우선주 8.6%다.

DB손보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4600원에서 5300원으로 뛰었고, 배당금 총액은 2762억원에서 3182억원으로 15.2%(420억원) 증가했다. 시가배당률은 5.6%를 기록했다. 

현대해상 역시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이 1965원에서 2063원으로 올랐고, 배당금 총액도 1541억원에서 1618억원으로 5%(77억원) 확대됐다. 단 시가배당률은 6.4%에서 5.8%로 하락했다.

대형 손보사가 배당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IFRS17 도입에 따른 역대급 실적이 있다.

각 보험사 잠정 공시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8216억원을 거뒀다. 전년(1조2837억원) 대비 41.9(537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DB손보 9880억원→1조7494억원(77.1%↑) △현대해상 5746억원→6078억원(5.8%) 등 순이익이 각각 늘었다.

이번 배당은 배당기준일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 통상 기업은 배당기준일을 결산기말(12월31일)에 두고 이듬해 1월 배당 규모를 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대형손보사들은 지난해 초 금융위가 발표한 배당 절차 개선방안에 따라 이번 배당에서 배당기준일을 ‘이사회에서 정하는 날’로 바꿨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금 규모를 먼저 확인한 뒤에 주식을 사들일지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현대해상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배당기준일을 내달 29일로 확정했다. 삼성화재와 DB손보 역시 이달 중 이사회를 열어 배당기준일을 결정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개선된 만큼 이에 맞춰 배당을 확대해 주주가치를 높인 것”이라며 “해약환급금 준비금 마련으로 배당 여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