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 PBR주 열풍에 ETF 자금 쏠려…과열 우려 제기
低 PBR주 열풍에 ETF 자금 쏠려…과열 우려 제기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2.06 0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 ETF 거래량 많게는 50배 넘게 급증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시에 저(低) PBR(주가순자산비율) 열풍이 불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주주가치', '고배당' 등 상품에 자금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설 연휴를 앞두고 차익실현 매물과 앞으로 각 기업이 내놓을 밸류업 정책에 따라 옥석 가리기도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구상을 발표하면서 저PBR 관련 ETF 거래량이 상품에 따라 많게는 수십 배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상장사가 자발적으로 기업가치 저평가 이유를 분석해 대응 전략을 수립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에이스(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는 정부 발표 이후(1월25일∼2월5일) 일평균 거래량이 3만577주로 집계됐다. 이는 1월15∼24일까지 일평균 거래량(1357주)보다 2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트러스톤(TRUSTON) 주주가치액티브'는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량이 1만3756주에서 2만6504주로 2배가량 뛰었다. 

또 같은 기간 고배당주에 집중 투자하는 ETF로도 자금이 몰렸다.

'하나로(HANARO) 고배당'은 726주에서 3만7873주로 약 52배 폭증했고, '아리랑(ARIRANG) 고배당주'는 일평균 거래량이 15만6305주에서 169만118주로 약 11배 급증했다. 

'코덱스(KODEX) 고배당'도 8994주에서 7만756주로 약 9배 뛰었다.

이와 함께 은행과 보험에 집중하는 ETF는 해당 업권 저PBR과 '더블 배당' 투자 포인트가 부각되며 인기를 끌었다.

'KODEX 보험' 일평균 거래량은 2만7035주에서 26만9322주로 약 10배 급증했으며, 'KODEX 은행'은 19만4133주에서 93만8619주로 약 5배 뛰었다. 

정부 발표 이후 전체 ETF 등락률(지난달 24일 종가 대비 2월5일 종가 기준) 1위는 'KODEX 보험'(25.38%)이었다. 이외에도 '타이거(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20.66%),'KBSATAR 200경기소비재'(19.78%), 'TIGER 200 경기소비재'(18.79%), 'KODEX 자동차'(18.05%) 등 저PBR 관련 ETF가 상위권을 점령했다.

다만 이미 저PBR 전반에 대한 과열 우려가 있는 상황으로 투자자들이 염두에 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으로 저 PBR주들의 폭등하면서 테마화됐다"며 "다음 스텝에선 주주가치 재고에 기업 정책을 집중해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기대되거나 배당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이익 창출능력이 유효한 업종 및 종목으로 축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전까지 단기 과열, 급등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는 매물소화과정이 필요하다"며 "설 연휴를 앞둔 현재, 급등한 저 PBR주 비중축소, 일부 차익실현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