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1년 만에 2조원 넘게 불어…작년 잔액 35.8조원
카드론 1년 만에 2조원 넘게 불어…작년 잔액 35.8조원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1.3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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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평균 금리 상승세…차주 부담 확대 우려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지난해 카드사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잔액이 2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에서 대출 심사를 강화하자, 중·저신용자 위주로 문턱이 비교적 낮은 카드 대출에 눈길을 돌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 금리가 점차 내리고 있는 은행 대출과 달리 카드론 이율은 상승하는 추세라 이용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7개(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 카드사 카드론 잔액은 35조8064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33조6505억원) 대비 2조1760억원(6.4%) 증가한 규모다.

카드론은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대출 상품 중 하나다. 기존 카드 한도 이내에서 1~2개월 짧게 빌리는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과 달리, 카드론은 카드 이용 실적과 신용점수에 따라 카드 한도와는 별도로 대출 한도가 설정된다. 대출 기간은 2개월 이상이다.

카드론 잔액은 2020년 말 30조원을 돌파한 뒤 매년 증가세다. 다만 2021년과 2022년에는 연간 증가액이 1조원이 채 되지 않는 등 완만한 속도를 보였다. 2022년에 증가한 카드론 누적 잔액은 6000억원대에 그쳤는데, 지난해는 이보다 3배 이상 급증한 모습이다.

카드론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진 이유는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인 영향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주택담보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24.8점이다. 이는 같은해 1월 909.4점 대비 15.4점 상승한 것으로 그만큼 대출받기 까다로워졌다는 의미다.

카드사별로 보면 가장 많은 카드론 잔액을 보유한 곳은 신한카드다. 지난해 말 기준 8조1201억원으로 1년 전(7조9371억원)보다 2.3% 늘었다. 

잔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우리카드였다. 같은 기간 2조6528억원에서 3조3335억원으로 1년 새 25.7% 불어났다.

이밖에 △롯데카드 3조8373억원→4조2954억원(11.9%) △KB국민카드 6조2491억원→6조6613억원(6.6%) △하나카드 2조6817억원→2조8212억원(5.2%) △현대카드 4조5838억원→4조7762억원(4.2%) △삼성카드 5조6987억원→5조7987억원(1.8%) 등 모두 증가했다.

한편, 시중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카드론 금리는 올라 차주 부담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61%로 전달(14.46%) 대비 0.15%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달 은행권 금리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 카드사 조달금리는 높은 수준인 데다, 중·저신용자 카드론 이용이 늘면서 평균 금리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