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 가는 친윤, '험지' 가는 비윤
'양지' 가는 친윤, '험지' 가는 비윤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4.01.3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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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태영호·호준석 등 '86 운동권' 텃밭 출사표
주진우·석동현, 부산·송파 등 무주공산 지역구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9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9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4·10 총선 출마 희망자들이 너도나도 '86 운동권'이 자리잡은 지역구로 향하면서 '운동권 타파 구도'가 더욱 명확해지는 모습이다.

전·현직 의원 가운데서는 윤희숙 전 의원과 태영호 의원이 대표적이다. 윤 전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여당에게 '양지'인 서울 서초갑에 당선됐지만 부친의 부동산 의혹으로 직을 자진 사퇴했다. 이후 22대 총선에 도전장을 냈는데, 자신의 이전에 몸담았던 지역구가 아닌 '86세대' 대표 주자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마 의사를 밝힌 서울 중·성동갑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태 의원 역시 여당세가 강한 서울 강남갑 현역 의원이지만 문재인 정부 국정상황실장이자 현재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의 지역구 서울 구로을로 지역구를 선회했다. 

정치 신인들도 잇따라 '86 지역구'에 도전장을 던졌다. 86세대 맏형인 이인영 민주당 의원이 4선을 지낸 서울 구로갑에는 YTN 앵커 출신인 호준석 비대위 대변인이, 김민석 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서울 영등포을에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각각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밖에도 서울 중랑을에선 이승환 전 당협위원장과 박홍근 민주당 의원(전대협 6기 의장대행 출신)이, 경희대 총학생회장 출신 천준호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 서울 강북갑에선 전상범 전 부장판사가 나선다.

한 위원장 역시 그동안 '운동권 특권 정치 심판'을 시대정신으로 강조해 와 총선 국면에서 '한동훈표 운동권 자객 공천'이 가시화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특히 민주당이 비교적 우세를 보이는 수도권 경우 우선추천(전략공천) 지역 선정 가능성이 더욱 커져 한 위원장의 공간이 더욱 넓어질 수 있다.

이와 달리 용산·검사 출신인 4·10 총선 출마 희망자들은 양지에 자리를 펴고 있다. 검사 출신인 주진우 전 대통령법류비서관은 하태경 의원이 둥지를 비울 예정인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갑에 출마를 공언했다. 하 의원은 이곳에서 내리 3선을 지냈지만 다음 총선에서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검사 출신이자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유명한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김웅 의원의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송파갑에 출마 선언을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30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같은 흐름에 대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 2차 약속대련의 한 과정"이라면서 "(86 자객 공천은) '한동훈표 공천 전략' 같은데, 한 위원장으로서는 친윤계가 모두 양지로 쏠리며 '자기 사람'을 심을 수 있는 틈새가 생겼고 이것이 차별화 포인트도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밀어붙이는 것 같다"고 봤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