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할부 수수료 수익 ‘고공행진’…혜택 축소 영향
카드사, 할부 수수료 수익 ‘고공행진’…혜택 축소 영향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1.3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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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분기 2.3조원…전년比 35.8% ‘쑥’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지난해 카드사가 할부 서비스로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이 크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업황 부진에 카드사들이 앞다퉈 할부 혜택을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8개(현대·신한·삼성·KB국민·우리·롯데·하나·비씨) 전업 카드사 누적 할부수수료수익은 총 2조3372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1조7205억원) 대비 35.8% 불어난 규모다.

카드사 할부수수료수익은 2020년 9월말 1조4437억원에서 2021년 9월말 1조4943억원으로 3.5%, 2022년 9월말 1조1078억원으로 15.1% 증가하는 등 최근 3년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카드사별로 보면 할부수수료 수익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카드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수익이 6211억원으로 1년 전(4930억원)보다 26% 증가했다.

전년 대비 수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카드였다. 지난해 9월말 하나카드 할부수수료수익은 1418억원으로 비씨카드를 제외하고 가장 규모가 적었지만, 1년 전(809억원)과 비교했을 때 증가율은 75.2%에 달했다.

이밖에 △신한카드 3211억원→4323억원(34.6%) △롯데카드 2755억원→3663억원(33%) △KB국민카드 2087억원→3450억원(65.3%) △현대카드 2202억원→2659억원(20.8%) △우리카드 1205억원→1631억원(35.4%) 등 대부분 카드사가 전년 대비 평균 30%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할부수수료수익이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는 지난해 카드사들이 업황 부진을 이유로 무이자 할부 등 혜택을 대폭 축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2022년까지만 해도 최대 12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서비스 제공처가 제한된 일부 제휴 이벤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3개월로 축소됐다.

또한, 특정 개월에만 무이자를 지원하고, 이후부터 이자를 받는 ‘부분 무이자’를 채택하는 등 혜택 범위가 크게 줄었다.

수수료를 받지 않는 무이자 구간이 대폭 줄고, 할부수수료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카드사 수수료수익을 끌어올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8개 카드사 할부수수료율 상단은 18.50~19.90%로 법정 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이다.

카드사별 할부수수료율을 보면 현대카드가 7.90~19.50%로 하단이 가장 낮았다. 비씨카드는 11.00~18.50%로 카드사 가운데 하단은 가장 높고 상단은 제일 낮았다.

이밖에 △롯데카드 8.10~19.90% △삼성카드 10.00~19.90% △신한카드 9.50~19.90% △우리카드 9.50~19.90% △하나카드 9.20~19.95% △KB국민카드 8.60~19.90% 등이었다.

카드사 관계자는 “고금리 지속에 조달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마케팅 영역인 할부 서비스 혜택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며 “그럼에도 할부 서비스를 찾는 소비자가 일정 유지되며 수익이 늘었다”고 말했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