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9·19 남북군사합의 지킨다"…'완충구역 훈련 재개' 잠정 보류
"군, 9·19 남북군사합의 지킨다"…'완충구역 훈련 재개' 잠정 보류
  • 김태형 기자
  • 승인 2024.01.2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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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발 빌미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행동 대 행동 원칙 지킬 것"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군 당국이 2018년에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설정된 육상 적대행위 중단구역(완충구역)에서의 훈련을 당장은 재개하지 않기로 했다.

28일 군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다음 달 중 계획됐던 육상 완충구역 내 포병 사격이 잠정 보류됐다.

앞서 우리 군은 지난 8일 "적대행위 중지구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해상은 물론 육상 완충구역 내 훈련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북한군이 지난 5∼7일 사흘 연속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 완충구역에서 포병 사격을 하면서 9·19 군사합의를 무력화하자 내려진 조치다.

군 당국이 육상 완충구역 내 포병사격 및 기동훈련을 당장 재개할 것처럼 발표했다가 신중한 자세로 돌아선 것은 북한에 도발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군은 북한이 9·19 군사합의 전면 파기 선언 후 최전방 감시초소(GP)를 복원하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계병력을 무장시키고, 서해 NLL 인근에서 포 사격을 하는 등 합의를 무력화하는 행동에 나설 때마다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상응 조치를 취해왔다.

군 고위 관계자는 "언제든지 훈련을 재개할 수 있지만 당분간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지킨다"고 설명했다.

9·19 군사합의에 따르면 남북은 군사분계선 기준 각각 5㎞ 이내 육상 완충구역에서 포병 사격 및 연대급 이상 부대 기동훈련을 할 수 없다. NLL 인근 해상 완충구역에서도 포병 및 함포 사격과 함정 기동훈련을 해서는 안 된다.

해상 완충구역에선 북한군의 지난 5일 서해 NLL 인근 포 사격 때 서해 최북단 서북도서에 배치된 해병부대가 대응 사격에 나서 이미 우리 군의 훈련이 재개된 셈이다. 서북도서 해병부대는 9·19 군사합의 이후 포병 사격훈련을 실시하지 않다가 6년 5개월 만에 해상사격 훈련을 재개했다.

그러나 육상 완충구역 내 포병 사격 및 기동훈련과 해상 완충구역 내 함포 사격 및 함정 기동훈련은 당분간 재개되지 않을 전망이다.

주한미군도 군사분계선 5㎞ 이내 포병사격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당장 훈련을 재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상 완충구역 내 포병 사격 등 훈련 재개는 향후 북한의 도발 상황에 따라 그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thkim736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