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수학서 ‘양휘산법’ 국가 보물 추진
동양 수학서 ‘양휘산법’ 국가 보물 추진
  • 김용만기자
  • 승인 2010.06.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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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문화재청에 보물 지정 신청
현존하는 동양 수학서인 ‘양휘산법’ 중 가장 오래된 목판본의 국가 보물 지정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29일 현재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오래된 동양 수학서인 ‘양휘산법’을 문화재청에 보물로 지정 신청한다고 28일 밝혔다.

‘양휘산법’은 남송의 수학자 양휘(楊輝, 1238~1298)가 지은 수학책으로 승제통변산보(乘除通變算寶) 3권, 전무비류승제첩법(田畝比類乘除捷法) 2권, 속고적기산법(續古摘奇算法) 2권 등 총 7권 1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은 곱셈의 기본규칙과 곱셈의 기초에 관한 계산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간단한 나눗셈을 다뤘으며, 1부터 300까지의 범위에서 곱셈과 나눗셈의 계산법을 자세히 소개했다.

또 ‘전무비류승제첩법’은 농지측량과 고차방정식을 소개하고, ‘속고적기산법’은 ‘역(易)’과 결부된 신비주의적인 수(數) 사상을 바탕에 깔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마방진(魔方陳·자연수를 정사각형 모양으로 나열해 가로·세로·대각선의 합이 모두 같아지는 것)에 대한 권위서로 마방진에 관한 내용과 행정적이 문제를 동시에 수록하고 있다.

‘경국대전’에 고시과목으로 명기됐을 정도로 조선시대 산학의 기본서적이었다.

이 ‘양휘산법’은 지난해 12월15일 한 소장가가 문화재 지정 신청한 것으로 3월26일 문화재위원 조사와 5월27일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의결됐다.

‘양휘산법’은 세종 15년(1433) 처음 간행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당시 간행된 100건 중 1건(4권 3책)이 일본의 궁내청 서능부에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보물 지정이 추진되는 ‘양휘산법’이 주목받는 점은 중국에서 간행된 연대와 장소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중국 홍무11년(1378)에 명대(明代) 항주(杭州)지역에 있던 민간인쇄소인 근덕서당에서 새로 간행했음을 알 수 있어 이 ‘양휘산법’은 1433년 경상도에서 간행되기 이전에 중국본을 목판에 뒤집어 붙여 그 글자대로 새긴 번각본(飜刻本)으로 추정된다.

시 관계자는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간행사실이 처음 나타나는 1433년 이전에 중국본을 번각한 판본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양휘산법’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며 “현재 중국에서도 전해지지 않고 있어 역사적 의의와 희소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