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앞 다퉈 '개혁경쟁' 나서는데… 멈춰있는 민주당
[기자수첩] 앞 다퉈 '개혁경쟁' 나서는데… 멈춰있는 민주당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4.01.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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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모든 정당이 '개혁'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다시 '국회의원 정수 감축'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 비대위원장은 16일 인천시당 신년회에서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을 제일 먼저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앞선 김기현 대표 체제 당시에도 국회의원 정수 축소 의사를 밝히면서 한동안 논의가 펼쳐졌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다시 해당 의제를 거론하는 건 '기득권 포기'라는 개혁 이미지를 선점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시 재판 기간 세비 반납, 자당 귀책사유로 치러지는 지역 재·보궐선거 무공천 등 한 위원장이 연일 내놓는 정치개혁 역시 이같은 맥락이다.

개혁신당은 어떤가. 당명부터 '개혁'이 포함됐다. 기득권 거대 양당 체제를 부수고 제3지대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겠단 거다. 

뭐든지 '1호'는 의미가 있다. 특히 정강정책인 만큼 향후 당의 방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개혁신당은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방송사 광고·편성·심의 등 이중규제를 완화하겠단 내용을 담은 '공영방송 사장 선임구조 및 방송산업 규제 완화'를 내놨다. 으레 생각하는 경제나 정치개혁보다도 '표현의 자유'를 앞에 둔 건 상징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같은 개혁경쟁에 동참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아니, 오히려 정체된 모습이다. 

민주당이 개혁경쟁에서 뒤처지는 건 두 가지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하나는 시끄러운 당 내부 사정이다. 총선이 올해 4월에 치러지는데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여전히 친명, 비명 논란이 그치지 않는다. 당내 대표 '비명계'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이 탈당했고, 이낙연 전 대표도 탈당 후 신당 창당 작업에 가속화를 내고 있다. 당내 교통정리가 우선돼야 하니 '정치개혁' 등 아젠다는 언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두 번째로는 일종의 '전략 부재'다. 현재는 당 전력이 일명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추진 등 대여 공세에 모두 집중돼 있다.  정치 제도 개선 의제는 회의에 등장하지 않는다. 게다가 같은 당 이탄희 의원이 강력히 호소했던 '선거제 개혁'에 관해서도 지도부 차원의 답변이 없었을 뿐더러, 심지어 여전히 요지부동인 상태다.

지금의 민주당은 고여 있다. 번뜩이는 정책적 상상력이나 기민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움직여야 한다. '특검법' 보다도 '선거제 개혁'을, 미래 청사진을 국민에게 제시할 때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