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친미' 라이칭더 택했다… 미중·양안관계 긴장 불가피
대만, '친미' 라이칭더 택했다… 미중·양안관계 긴장 불가피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4.01.14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中, 대만해협 위협 계속… 대만에 군사·경제보복 가능성
민진당, 입법위원은 과반 확보실패… 국정 부담도
(사진=연합뉴스)
민진당 라이칭더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서 양안관계의 긴장이 더 고조될 전망이다.

14일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3일 오후 9시58분(현지시간) 완료된 개표에서 라이칭더 총통 후보가(558만600표, 득표율 40.05%)로 친중 성향의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467만1000표,득표율 33.49%)를 제쳤다.

친미, 독립 노선의 민진당이 재집권하면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대만의 협력 관계는 공고해지지만 미중, 양안 관계는 소용돌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만은 아시아 물류 해양운송로인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사이에 위치해있다. 이 때문에 ‘하나의 원칙’을 내세우며 대만을 자국 땅으로 여겨온 중국은 대만해협의 타국 개입을 견제해 왔다.

미국은 ‘하나의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대만해협의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며 중국의 영역 확장을 저지해왔다. 중국이 대만해협을 장악하면 일본이나 한국의 해양 물류 운송을 통제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아시아국은 필리핀 해역 등 다른 통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막대하다.

대만해협 문제는 영토 확장 측면에서만이 아닌 국제 물류 운송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신중히 다뤄져야 한다. 이번 선거가 중요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친미 성향의 라이칭더가 당선되면서 대만해협은 일단 평화와 안정을 강조한 미국의 영향권에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만해협을 차지하고자 하는 중국의 반발은 거세질 예정이다.

중국은 줄곧 대만을 향해 독립을 인정하지 않겠다며 잇단 무력시위로 전쟁을 위협해왔다. 대만의 친미 정권과 관계없이 해상과 공중에서의 중국의 군사적 행태는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는 외교계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이날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차기 대만 총통으로 선출되자마자 "대만인들이 중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친미 총통을 선출했다“며 ”이번 선거는 양안 관계의 기본 구도와 발전 방향을 바꿀 수 없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대만을 경제적으로도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달 대만산 12개 화학 품목에 대해 양안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따라 적용해왔던 관세 감면을 중단한 바 있다.

이어 이달 9일에는 관세 감면 중단 품목을 대만산 농수산물, 기계류, 자동차 부품 등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는데, 이번 선거에서 ‘친미’ 라이칭더가 당선되면서 중국이 추가 무역 제재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라이칭더가 현 차이잉원 총통의 친미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총통 선거와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113석 중 민진당이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국정운영 부담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51석을 확보한 민진당은 현 의석수 62석에서 11석을 잃어 다수당 지위를 잃게 됐다. 국민당은 52석을 가져갔다. 제3 지대 민중당이 8석을 얻으며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