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 ELS 판매사 줄줄이 현장 검사 받는다
홍콩H ELS 판매사 줄줄이 현장 검사 받는다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4.01.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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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일부 판매사서 관리 실태 미습 확인
(사진=KB국민은행)
(사진=KB국민은행)

금융감독당국이 8일부터 홍콩H지수 연계 파생결합증권(ELS)을 판매한 KB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총 12개 주요 판매사를 대상으로 현장 검사에 착수한다.

지난 5일부터 기존 판매됐던 상품의 만기 도래로 피해를 보는 금융 소비자들이 발생한 까닭이다. 더욱이 앞서 감독당국이 실시한 현장·서면 조사 결과 일부 판매사에서 ELS 판매 한도 관리가 미흡하거나 고난도·고위험 상품을 KPI(핵심성과지표)상 ‘고객 수익률 항목’ 등 배점에 포함해 ELS 판매 확대를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박충현 금융감독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설명회를 열고 지난해 말 실시한 주요 판매사 현장·서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H지수 연계 ELS 판매 잔액(작년 11월 15일 기준)은 은행이 15조9000억원, 증권 3조4000억원 등 총 19조3000억원이다.

투자자별로는 개인이 17조7000억원으로 전체 91.4% 비중을 차지했고 나머지 1조6000억원은 법인이다. 개인 투자자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투자자에 판매된 금액은 5조4000억원으로 전체 30.5%에 달했다.

현장·서면조사 결과 A은행은 자체적으로 변동성이 30% 이상일 경우 자체 판매 목표 금액을 한도 내 50%만 판매하는 것으로 내부 규정을 정했다. 하지만 관련 상품 판매가 늘어 자체적으로 한도를 80%까지 끌어올려 판매했다.

또한 KPI상 고난도·고위험 ELS 수익률을 고객 수익률 항목 배점에 포함시켜 관련 상품 판매 확대를 유도한 정황과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신탁계약서, 투자자정보 확인서 등 일부 계약 관련 서류를 보관해야 하지만 이를 보관하지 않았다.

이에 금감원은 최대 판매사인 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이달 중으로 나머지 △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과 △미래에셋·삼성·KB·NH투자·키움·신한투자증권 등 10개 판매사에 대한 현장 검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박 부원장보는 “이번 현장검사에서 본점 차원에서 리스크 관리 부분이 부실하게 이뤄진 것이 아닌지를 살펴볼 계획”이라며 “이달부터 소비자 피해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신속하게 검사에 착수해 불완전판매 등 사항을 정리하고 배상 기준도 확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홍콩H지수 연계 ELS 상품의 올 1분기 만기도래 금액은 3조9000억원이며 2분기에는 6조3000억원 등으로 상반기에만 전체 52.7%에 달하는 10조2000억원이 집중돼 있다.

박충현 부원장보는 “이번 현장 검사에서 민원에 대한 조사도 같이 병행된다”며 “3자대면이 필요한 만큼 분쟁조정반도 현장검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