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자할부 '실종'…카드사, 올해 할부수수료 1.5조 챙겨
무이자할부 '실종'…카드사, 올해 할부수수료 1.5조 챙겨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12.1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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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比 38.4% 증가…예년 수준 혜택 회복 당분간 불투명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카드사가 할부 서비스로 벌어들인 수수료 이익이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 업황 부진에 그동안 경쟁적으로 추진해 왔던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내년에도 카드업계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무이자 할부 혜택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8개(현대·신한·삼성·KB국민·우리·롯데·하나·비씨) 전업 카드사 누적 할부수수료수익은 1조5326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1조1078억원) 대비 38.4%(4248억원) 증가한 규모다.

카드사 할부수수료수익은 2020년 6월말 9694억원에서 2021년 6월말 9807억원으로 1.2%(113억원), 지난해 6월말 1조1078억원으로 13%(1271억원) 불어나는 등 최근 3년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올해 증가세는 예년과 비교해 훨씬 큰 수준인데, 다른 주요 카드 서비스인 가맹점수수료, 카드론 수익보다 할부수수료수익은 훨씬 크게 성장했다.

실제 지난 6월말 8개 카드사 누적 가맹점수수료수익은 3조9210억원으로 1년 전(3조8504억원)보다 1.8%(706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카드론수익도 2조1683억원에서 2조2005억원으로 1.5%(322억원) 증가한 수준이었다.

할부수수료수익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하나카드다. 

전년(517억1000만원) 대비 77% 불어난 915억3700만원을 기록했다. 국민카드도 이 기간 71.5% 늘어난 2278억5900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우리카드(1056억1700만원, 34.8%↑) △신한카드(2804억200만원, 33.3%↑) △롯데카드(2374억500만원, 32.5%↑) △삼성카드(4122억3200만원, 29.9%↑) △현대카드(1767억2500만원, 28.3%↑) 순으로 할부수수료수익이 늘었다.

할부수수료수익이 크게 뛰어오른 것은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불어나자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무이자할부 등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카드사 서비스에서 최대 12개월 무이자할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으나, 현재는 대부분 3개월로 축소됐다. 

일부 6개월 이상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할부 서비스도 뜯어보면 제휴 업체에 한정된 경우가 대다수다. 또한, 특정 개월에만 무이자를 지원하고, 이후부터 이자를 받는 ‘부분 무이자’를 채택하는 등 혜택 범위가 크게 줄었다.

높은 카드 할부 수수료도 수익 증가 배경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 할부수수료율 상단은 18.50~19.95%로 법정 최고금리(20%)에 근접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무이자할부는 마케팅 영역으로, 원래 카드 이용자가 부담할 비용을 카드사가 대신 맡는 개념”이라며 “금리 상승이 조달비용이 큰 폭 증가한 상황에서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업황이 개선될 때까지 마케팅 부문을 일부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