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벼락에 ‘영화공짜’ 스프레이 낙서…경찰 수사
경복궁 담벼락에 ‘영화공짜’ 스프레이 낙서…경찰 수사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12.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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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푸른색 스프레이로 불법 영상 사이트 추정 문구 적어
종로경찰서, 용의자 추적…문화재보호법·재물손괴 적용 검토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낙서가 적혀있다.(사진=연합뉴스)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낙서가 적혀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경복궁 담벼락이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에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문화재청은 해당 낙서와 관련해 현지 조사를 하고 신속하게 복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6일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20분께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가 돼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담벼락에는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영화공짜’라는 문구와 함께 ‘○○○티비’, ‘△△’ 등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연상시키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는 도미니카 공화국에 서버를 뒀던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티비’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메인을 바꿔가며 운영하다가 27차례나 차단된 끝에 지난 4월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티비’ 역시 유사하게 유료 영상 콘텐츠를 불법적으로 제공하는 사이트다. 

또한 경복궁 인근 서울지방경찰청 청사 담벼락에도 동일인의 소행으로 보이는 붉은색 스프레이 낙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낙서를 한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으며, 문화재보호법 위반과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날 오후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과학센터와 국립고궁박물관의 문화유산 보존처리 전문가들과 함께 훼손 현황을 조사하고 보존처리 약품을 이용해 세척하는 등 훼손된 담장을 최대한 신속하게 복구하기로 했다.

또한 문화재청은 경복궁 담장 보존과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를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훼손 현장에는 임시 가림막이 설치된 상태다.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