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내년 8월 UFS 때 처음으로 핵 작전 연습
한미, 내년 8월 UFS 때 처음으로 핵 작전 연습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12.1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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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 공격에 대응해 美 핵 보복 가하는 시나리오
美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계속 늘어날 전망
지난 4월 2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 지기에서 미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CVN-68)가 출항하고 있다. 니미츠호는 해군과 연합 해상 훈련 등을 하면서 지난달 28일 부산기지로 입항한 바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2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 지기에서 미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CVN-68)가 출항하고 있다. 니미츠호는 해군과 연합 해상 훈련 등을 하면서 지난달 28일 부산기지로 입항한 바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내년 8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핵 작전 연습을 하기로 했다.

이는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 공격에 대응해 미국이 핵 보복을 가하는 시나리오를 처음으로 함께 연습한다는 의미로 풀이돼 주목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제2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가 끝난 뒤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내년도 자유의 방패(UFS) 훈련 등 한미 연합훈련에 핵 작전 시나리오를 포함해서 함께 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그전에는 북한 핵 공격시 미국이 알아서 핵 보복을 해줄 테니 안심하라는 핵우산(개념)이었다면 이제는 한미가 처음부터 같이 생각하고 준비하고 연습하고 같이 실행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반도 전면전 상황을 가정한 전구(戰區)급 한미 연합훈련 때 핵 작전 시나리오가 포함된 적은 없었다.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전구급 한미 연합훈련은 3월에 열리는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와 8월에 개최되는 UFS 연습이 있다. FS는 한미 양국 군대만 참여하고 UFS는 정부기관도 참여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왼쪽 두번째)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2차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김 차장, 사샤 베이커 미 국방부 정책차관 대행, 비핀 나랑 미 국방부 우주정책 수석부차관보, 마허 비타르 미 NSC 정보.국방정책조정관(사진=연합뉴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왼쪽 두번째)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2차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김 차장, 사샤 베이커 미 국방부 정책차관 대행, 비핀 나랑 미 국방부 우주정책 수석부차관보, 마허 비타르 미 NSC 정보.국방정책조정관(사진=연합뉴스)

지금까지도 한미는 북한의 핵사용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을 가정해 이를 억제하는 연습을 해왔다. 북한이 핵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을 때 외교적 채널을 가동하거나,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등을 동원해 정권 종말을 거론하면서 군사적 압박을 가해 핵 사용을 억제한다는 개념이었다.

북한이 실제 핵을 사용하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전구급 한미 연합훈련을 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핵 위협이 노골화하는 상황을 감안해 이제는 북한이 핵을 사용하고 이에 미국이 핵을 북한 지역에 투하하는 연습을 UFS 때 실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에 열린 제1차 한미 NCG 회의에서도 미국이 핵 작전을 수행할 때 한국군이 재래식 전력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한 양국 공동기획 및 실행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된 바 있다.

당시 미국이 한반도 및 인근에서 핵전력을 운용할 때 이를 한국군의 어떤 재래식 전력이,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지에 대한 협의에 초점이 맞춰졌고, 양국 국방 당국이 앞으로 이를 식별해 도상훈련(Table Top EXercise·TTX))이 포함된 연합연습에 적용해 발전시키자고 의견을 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미는 지난 5월 미국 전략사령부에서 양국 합참과 인도태평양사령부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TTX를 실시해 미국의 핵 작전에 한국의 재래식 전력을 지원하는 방안을 처음 논의한 바 있다.

이런 TTX 결과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공동의 핵 대응계획 또는 연습 시나리오를 짜서 내년 UFS 때 핵 작전 연습을 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지난 7월 19일 오전 부산작전기지에 미국 해군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이 입항해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19일 오전 부산작전기지에 미국 해군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이 입항해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차장도 미국의 핵전력 및 한국의 비(非) 핵전력간 결합 문제와 관련해 “공동 작전 수행이 가능할 정도로 한반도에 적용 가능한 핵전력과 비핵전력의 합치 및 운용 개념에 대해서 계속 구체화해 나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대응한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 차원에서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횟수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핵무기를 포함한 전력으로 동맹국을 보호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함으로써 적대국이 공격하지 못하게 하는 개념이다.

올해 미군의 전략자산은 한반도 인근에 총 17회 전개돼, 작년 5회와 비교해 3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20발 안팎을 장착할 수 있는 미 해군 전략핵잠수함(SSBN)이 1981년 3월 이후 42년 만에 국내 입항했다. 10월에는 미 공군 전략폭격기 B-52H가 국내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한편, 한미는 이번 제2차 NCG 회의에서 북한이 이달 중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은 전날 북한이 이달 중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고체 연료 ICBM인 ‘화성-18형’을 발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지난달 엔진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신형 고체엔진을 탑재한 중거리탄도시미사일(IRBM)부터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아일보] 이승구 기자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