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구원 “제물포 르네상스 대상지 산업역사 가치 재조명해야"
인천연구원 “제물포 르네상스 대상지 산업역사 가치 재조명해야"
  • 박주용·서광수 기자
  • 승인 2023.12.0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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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내항 배후산업공간 역사-장소적 가치 해석' 결과 보고

제물포 르네상스 대상지인 인천 내항 배후산업공간의 산업역사와 산업생태계의 가치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인천연구원은 7일 올해 기획연구과제로 수행한 '인천 내항 배후산업공간의 역사적·장소적 가치 해석'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에서 역사적·장소적 가치 발굴은 그간 주로 개항장과 내항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그러나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상당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내항 배후산업공간은 근현대 산업역사의 주 무대였음에도 불구하고 항만의 배후공간·공업지역으로만 인식되고 장소적 해석은 미흡했다.

이에 보고서는 내항 배후산업공간의 산업유산과 산업생태계 실태조사를 토대로 제물포 르네상스 대상지가 산업 측면에서 가지는 역사적?장소적 가치를 발굴하고자 했다. 이를 바탕으로 산업공간의 재창조 방안을 모색하고 제물포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장소적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다.

산업발달과 관련한 시기별 구분은 개항기(1883~1910년), 일제강점기(1910~ 1945년), 해방·전쟁·전후복구기(1945~1962년), 경제개발 5개년계획 추진기(1962 ~1981년)로 구분했고, 매립 시기를 고려해 대상지를 내항·개항장 지구, 화수·만석지구, 연안항·남항지구로 구분하여 산업유산의 종류와 산업생태계의 형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인천 내항 배후산업공간은 산업별로 시기와 공간이 밀접한 연계성을 가졌다.

개항장은 가장 먼저 근대화를 겪은 곳인 만큼 근대 공업의 시작점으로 정미업, 양조업, 장유업(장유: 간장과 먹는 기름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 발달했고 이와 관련한 산업유산이 산재한다.

인천 내항은 인천항 역사의 중심으로 개항의 시작점이자 경제성장기 최대 수출입 관문이었다. 동양 최초와 최대의 갑문, 한국 최초 컨테이너부두인 4부두, 김구 선생이 건설에 참여한 1선거(船渠)와 함께 인천세관, (구)국제터미널, 옛 창고 등 인천항 역사를 담고 있는 다양한 산업유산과 시설이 존재한다.

화수·만석지구는 우리나라 대규모 공장밀집지역으로 1930년대 임해공업의 시작 장소이자 치열했던 70~80년대 경제성장기의 현장이다. 동일방직, 일진전기, 송현동의 노동자 사택은 대규모 공업생산의 모습과 함께 노동자들의 삶의 흔적도 남아있다.

연안항과 남항 주변은 현재도 항만 배후산업이 밀집한 곳으로 1975년 이전한 인천종합어시장을 위시해 수산물가공업과 수산물도매업, 수조 제조, 해수채취업 등이 집중돼 있다.

만석부두, 화수부두, 북성포구는 부두와 어시장 등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이에 인천 내항 배후산업공간의 산업유산과 산업생태계는 인천인들의 삶과 이야기, 가치, 역사적 맥락, 장소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산으로 이를 활용한다면 제물포르네상스의 장소성과 가치도 더욱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개항장 역사에 산업역사를 더한다면 장소성은 더욱 풍부해질 것이고, 내항재개발에서 갑문과 1선거, 4부두의 상징성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동일방직·일진전기, 노동자 주택군은 산업역사를 탐방할 수 있는 루트가 가능하며 대규모 유휴공간은 미래산업을 위한 혁신공간으로 가능하다. 옛 부두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은 친수공간과 산업생태계를 활용한 가로 활성화는 관광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안내영 연구위원은 “인천에서 개항과 함께 근대화가 시작됐다는 것은 인천이 산업화의 출발점이라는 말과도 같다. 내항 배후산업공간의 산업역사와 산업생태계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이를 드러낼 수 있다면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가치가 더욱 풍부하고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pjy609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