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의사 “반대”…병원·간호사·환자 “찬성”
‘의대 증원’, 의사 “반대”…병원·간호사·환자 “찬성”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11.02 1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협 “보정심 아닌 의료현안협의체서 논의해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에 대해 의사들은 ‘반대’ 입장인 반면 병원·간호사 등 의료계 안팎과 환자들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대 증원 문제를 논의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 참여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는 한편 대한병원협회(병협) 등은 ‘의사 인력이 부족해 어느 정도 늘려야 한다’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보정심에는 의협과 병협을 비롯해 대한간호협회, 환자단체연합회, 한국소비자연맹 등이 참여하고 있다.

병원단체인 병협은 최근 외과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료인력 수급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의약분업 당시 감소분만큼은 늘려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정리되고 있다.

의대 정원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이전에는 3507명이었지만, 당시 의약분업에 반대하는 의사를 달래려 2006년까지 3058명으로 감축한 뒤 지금껏 유지되고 있다.

간호협회는 ‘고령화 등으로 인한 의료서비스 수요 증가를 생각해야 한다’며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의료서비스 수요 증가에 발맞춰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16명(2008년)에서 4.94명(2022년)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다만 한의협과 약사회 등은 구체적인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의협은 한의사가 공급 초과 상태이기 때문에 한의대 정원을 감축해 의대 정원 확대에 반영하는 걸 고려해달라고 제안한 바 있다.

보건의료 수요자인 환자·소비자 단체들은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의료계 안팎의 의견이 찬성하는 쪽으로 기울자 의협은 심기가 불편한 모양새다.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 문제는 의협과 복지부의 양자협의체인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보정심에서 논의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정부와 의협은 지난 2020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시도가 의료계의 반발로 무산된 뒤 의대 정원 문제를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올해 1월부터 15차례에 걸쳐 의료현안협의체를 열고 의대 정원 확대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