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 여파에 여윳돈 투자 '극과 극'
증시 부진 여파에 여윳돈 투자 '극과 극'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10.3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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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상승에 관련 ETF 수익률 급등...비트코인 거래도 껑충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금, 은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 등에 따른 증시 침체 영향 때문이다.

더욱이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감하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과 거래량도 크게 뛰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현물 지수는 지난 30일 2037.99에 거래를 마치며 이달 10일(1912.49)보다 125.5포인트(p) 상승했다.

지수가 크게 뛰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수익률은 10%대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골드선물 ETF 상품 수익률은 9.70%를 기록하며 수위를 차지했다. 특히 해당 상품은 최근 2주간 수익률 18.39%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밖에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에서 운용하는 금, 은 관련 ETF 상품도 9%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뉴욕 금 선물시장(COMEX)에서 금 현물 가격(현지시각 30일 기준)은 1온스당 2004.3달러(약 27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금 현물 가격이 2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올해 5월 이후 처음으로, 2020년(2075달러) 최고치에 근접했다.

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 더해 중동 리스크까지 겹쳐 주식 시장이 부진한 영향이다.

통상 금은 이자가 붙지 않는 대표 안전자산으로, 증시에 직접 투자해 수익을 내는 것보다 안전자산 투자를 통한 자산을 분산하기 위한 투자처로 활용된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은 미국 채권금리가 상승하며 온스당 2000달러 선을 상회하고 있다”며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가 금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외 주식 시장이 부진하자 또다른 위험자산인 가상자산에 투자자 자금이 몰린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시가총액 1위 가상자산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10시 29분 기준 3만4454.99달러다. 전날보다 0.16%, 7일 전과 비교해 2.41% 각각 상승했다. 거래량 역시 174만5761달러로 전날 대비 55.6% 늘었다.

비트코인 가격과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호재 외에도 중동 리스크에 따른 신흥국 통화가치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자본통제가 없고 보관, 이동이 용이해 전쟁 당사국 국민들이 선호할 수 있는 자산”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러시아의 달러 자산이 동결되며 비트코인이 주목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쟁 여파로 인근 국가의 경제가 위기에 빠진다면 비트코인 가치는 부각될 수 있다”며 “선진국의 경우 전쟁 참여 시 국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쉽지만 국민 경제 부담으로 작용하는 점도 비트코인의 부각 요소”라고 덧붙였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