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금융 '춘추전국시대'…인터넷은행도 참전
자동차금융 '춘추전국시대'…인터넷은행도 참전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10.2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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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카드사·빅테크에 이어 카뱅·케뱅도 신상품 출시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이 자동차금융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신용대출 위주인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두 인터넷은행은 하반기 들어 자동차금융 상품을 출시하며 시장 진출을 알렸다.

먼저 케이뱅크가 지난달 제2금융권에서 받은 자동차대출을 비대면으로 대환하는 ‘자동차대출 갈아타기’ 상품을 내놓으며 인터넷은행의 자동차 금융 물꼬를 텄다. 이어 카카오뱅크도 이달 중고차 구매 대출상품을 선보이며 케이뱅크 뒤를 이었다.

인터넷은행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만 아직 시장 진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자동차금융은 신차·중고차 구입시 구매자금을 대출·할부해주는 시장이다. 과거에는 제2금융권인 캐피탈의 전유물로 인식됐다. 하지만 2010년대부터 시중은행과 카드사가 시장 진출에 나서며 지각변동이 일어났고, 2020년대 들어서는 빅테크·핀테크 업체도 몰려들면서 완전경쟁 시장으로 변했다.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8년 30조4673억원이었던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 잔액은 지난해 40조7208억원으로 4년간 10조원 넘게 성장했다. 이같은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올해 말까지 잔액이 44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터넷은행이 자동차금융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택한 이유는 안정적인 담보와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은 그동안 신용대출 위주로 여신성장을 이룩해 왔다. 그러나 최근 고금리 장기화 영향으로 연체율이 급등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지자 안정적인 대출자산을 확보할 필요가 높아졌다.

자동차는 준부동산으로 여겨질 만큼 담보 가치가 확실한 데다, 매년 비싸지는 자동차 평균 단가로 인해 자금 수요도 지속 커지는 추세여서 수익성과 안정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금리 경쟁력과 편의성을 무기로 내세워 시장에 정착할 계획이다.

케이뱅크 자동차 갈아타기 최저 금리는 지난 27일 기준 연 5.01%, 카카오뱅크 중고차 구매대출 최저 금리는 연 5.51%로 제2금융권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신용점수 900점 이상 소비자가 12개월 할부로 중고차 구입 시 카드사·캐피탈사 최저금리 평균은 연 8%대다.

또한,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 중고차 대출 최저금리가 6%대인 점과 비교해도 1.0%포인트(p)가량 저렴하다.

비대면을 내세운 편의성도 강화했다. 카카오뱅크과 케이뱅크 두 은행 모두 자동차등록원부와 대출금 완납증명서 등 복잡한 서류를 요구하지 않으며 앱에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자동차 매매 계약서 하나만 제출하면 된다. 또한,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도 대출 신청·실행이 가능하도록 구현해 영업시간 제약을 받았던 기존 은행권 자동차 대출 불편함을 해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동차금융은 경쟁자가 많은 시장이지만, 인터넷은행 특징인 금리·편의성에 더해 제1금융권 대출인 만큼 신용점수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