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전쟁 2번째 단계”…이스라엘, 사실상 지상전 돌입 관측
네타냐후 “전쟁 2번째 단계”…이스라엘, 사실상 지상전 돌입 관측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10.2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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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뇌부, ‘침공’ 표현 피했지만 가자지구 내 지상작전 점차 확대 양상
220여 명 인질 안전 우려↑…가자지구 주민에 “남쪽으로 피란” 경고
이스라엘군의 공습 이후 북부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공습 이후 북부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지상작전을 확대중인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 수뇌부가 ‘침공’이라는 표현은 피했고 국제사회가 당초 예상했던 전면적인 지상전과는 다른 양상이지만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에서 지상작전을 진행 중이라는 점을 밝힌 셈이어서 사실상 지상전에 돌입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8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날 가자지구에서 시작한 지상 군사작전으로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타냐후 총리가 침공을 선언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지상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이 전쟁은 여러 단계로 진행되며, 오늘 우리는 다음 단계로 움직였다”며 “이 전쟁의 목표에는 지상 작전이 반드시 필요하며 최고의 군인들이 현재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 수뇌부가 ‘전면전’이나 ‘침공’이라는 표현은 피했지만, 가자지구내 지상에 정예군을 투입해 지상 작전을 계속 벌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밝힌 셈이다.

실제로 이스라엘 군은 가자지구 북부에서 강도 높은 작전을 벌인 끝에 북부 일부를 장악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시티 봉쇄를 위해 하마스 대원들 다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동쪽으로 밀고 들어갈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언급한 대로 가자지구 작전은 단기간에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마스는 200명 넘는 인질을 잡고 지상전에 대비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가자지구 지하에 총연장 500㎞로 추정되는 광범위한 터널(땅굴)망을 구축하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시가전 전문가들은 무장대원들이 터널 수백만 곳에 매복했을 수 있다고 전한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가자지구 지상과 지하에서 모두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지상작전 확대에 불바다 된 가자지구(사진=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지상작전 확대에 불바다 된 가자지구(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에 전투기와 탱크를 동원하는 등 대규모 작전을 벌이면서도 ‘전면전’이나 ‘침공’이라는 언급을 피하는 것은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압박과 인질의 안전을 걱정하는 자국 여론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수뇌부는 이 작전을 침공으로 표현하지 않았고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제한적인 수준”이라면서도 “지난 7일 하마스 기습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가장 길고 야심 찬 지상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의 지상 작전이 규모가 상당하더라도 이를 전면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정보국장을 지낸 아모스 야들린은 기자들에게 “이는 전격전이 아닌 저강도 분쟁”이라며 “인치, 미터 단위”로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 작전을 확대하는 가운데 하마스가 지난 7일 대규모 기습에서 납치해 끌고 간 220여 명 인질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2단계’ 진입을 선언한 자리에서 지상 군사작전이 인질 구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질 구출과 하마스 와해가 절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