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그림으로 해부한 '명품' 신드롬
사진과 그림으로 해부한 '명품' 신드롬
  • 김지은기자
  • 승인 2010.05.24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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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5일-7월9일 강남구 신사동 프라이어스 갤러리서
오상택(40)·최지영(30) 2인전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프라이어스 갤러리에서 6월15일부터 7월9일까지 열린다.

이른바 ‘명품’이라고 불리는 오브제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느끼고 해석한 작품을 건다.

오씨는 거대한 사회의 시스템 안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인간적 소외와 상실감에서 느껴지는 삶의 애착 등 2중적인 모순을 사진으로 담아낸다.

옷장 안에 있는 명품 의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가공된 옷장 이미지와 실제 촬영된 명품 의류는 자연스럽게 작품에서 매치를 이루며 명품을 향한 인간의 한없는 욕망을 담아낸다.


하지만 옷장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은 가상의 이미지에 불과하다.

명품 의류 역시 실제의 옷 사이즈보다 10%정도 크게 제작됐다.

무심코 보면 실제의 옷장과 실제 사이즈의 옷으로 보이지만, 가상의 존재다.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재감이 결여된 마치 어떤 가상의 물체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작가는 명품들을 접할 때마다 명품은 쓰는 물질이라기보다는 보는 물질이란 생각을 한다.

“실제로 입어보면 어색하고 생경할 것 같은 가상적 부피감을 가진 명품 옷들을 통해 명품이란 가질 수 없지만 가질 수 있는 현실감을 동시에 가진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쇼윈도에 진열돼 있는 명품 의상들을 통해 소유하고 싶은 개인적인 욕망과 그 해소의 과정을 작업으로 표현한다.

가지고 싶어 하고, 또 함께 하고 싶은 욕망을 부르는 대상을 작품의 소재로 사용한다.

커다란 침실 속의 값비싼 침대와 욕실의 욕조, 영롱한 빛을 발산하고 있는 화려한 조명 등이다.

소재의 물성으로만 본다면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평범한 물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작가에게 쇼 윈도 속의 명품 의류나 값비싼 물품들은 어린 시절 꼭 가지고 싶었고, 누리고 싶은 대상들이었다.

그러한 명품을 그리는 과정을 통해 작가는 개인적인 욕망을 자연스럽게 치유하고 마음을 정화시킨다.

주목할 부분은 작업의 표현이다.

관람객들은 작가가 그린 침대나 욕실, 샹들리에를 보고 하얀 유화 물감으로 그렸다거나 사진작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블랙이나 블루 컬러로 배경을 두껍게 칠한 다음 기름을 적신 붓으로 캔버스의 배경 표면을 닦아내면서 형태와 깊이를 완성해냈다.

배경 컬러가 기름으로 많이 벗겨질수록, 캔버스 바탕의 흰 색깔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따로 드로잉이나 스케치를 하지 않고 바로 캔버스 위에서 작업한다.

특히, 유화의 기름이 마르기 전에 한 작품을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작품이 완성될 때까지 작품 곁을 떠나지 않고 작업한다.

두꺼운 배경색을 기름의 붓질로 지워가면서 표현하는 방식은 화려하고 세속적인 물성에 대한 현대인의 욕망과 그것들의 절제와 조절, 그리고 치유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