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민을 위한 견마지로(犬馬之勞)의 모습을 보이자
[기고] 시민을 위한 견마지로(犬馬之勞)의 모습을 보이자
  • 신아일보
  • 승인 2023.10.1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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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식 전 경상북도의원
전 경상북도의원 이태식
전 경상북도의원 이태식

대구시장과 구미시장은 만나야 한다.

경북 구미시는 김장호 시장 중심의 민선8기 체제 출범과 함께 새로운 비전을 맞이하고 있으며 특히, 각고의 노력 끝에 유치에 성공한 방산혁신클러스터와 반도체특화단지 그리고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추진에 따라 시민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 보다 크다.

20여년 전 모바일(휴대폰)과 디스플레이로 대표되던 시절의 기대감을 뛰어넘어 지난 10년 동안 움츠리고 있던 우리 구미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면서, 제2의 구미 경제르네상스가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라더니 구미시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미래 발전 전략을 모색하고자 온 힘을 모으고 있는 이때 대구광역시와의 갈등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대구시는 구미보 상류로 취수원을 이동하자는 구미시의 제안에 취수원 MOU를 독단적으로 파기 후 지난 1년간 안동과 취수원 문제를 상의로 대응하였고, 급기야 충주댐의 물까지 퍼 오겠다는 주장을 펼치며 형제같이 지내왔던 대구시가 우리 구미의 미래를 막고 나선 것이다.

또한 대구시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관련해서는 활주로(소음과 진동) 문제, 물류 정책, 고속도로 지정까지 구미시 등 타견은 무시하고 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대구만의 사업인가?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작게는 우리 대구와 경북, 그리고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이기에 국방부와 국토교통부가 나선 전례 없는 최대의 동남권국토개발 사업인 것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는 김장호 구미시장만이 홀로 외로운 전쟁을 벌이고 있을 뿐, 책임지고 힘을 보태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 정치권은 구미의 장밋빛 미래를 위한 ‘청사진’만 내세우며 지키지 못할 ‘약속’만 할뿐 실행에 옮기는 이가 보이지 않는다.

벌써 잊은 것인가? 구미와 김천이 상생(相生)하기 위해 ‘김천구미역 KTX 정차가 필요대승적 결단으로 김천에 양보해야 한다’고 했었던 당시 지역 정치권의 이해타산(利害打算)적 논리로 구미산단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대기업은 줄줄이 수도권으로 떠나가고 41만 구미시민들은 불필요한 교통비 지출과 열차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을 말이다.

한동안 국토부장관과 협의가 완료되어 ‘KTX 이음이 구미역에 정차할 예정이다’며 지난 십수년간 시민이 겪은 불편이 불식될 것이라 연일 홍보했지만, 구체적인 진행 상황 적시와 시민에 대한 설명조차 없이 솔직하지도 않고 논리적 귀결을 갖춘 정책을 펼치고 있지 않은 것이 지역 정치권의 실태인 것이다. 무엇이 지역을 위한, 시민을 위한 것인가?

이는 전작의 상황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야 함에도 누군가의 눈치만 보며 구미와 대구 간 전쟁에 나서는 이가 없는 지역정치인들의 직무유기(職務遺棄)이며, 작금(昨今)의 상황은 구미 정치력의 현주소는 아닌가 하는 반문마저 드는 실정이다.

최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바로 세우는 보수의 핵심가치인 것에 이견(異見)이 없으나, 보수의 가치를 세우기 위해 천리도 한걸음에 달려갔던 지역 정치권은 구미가 처한 사태를 훤히 알면서도 말 한마디 없다. 현재 상황은 구미가 먹고사는 문제, 즉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다. 구미가 번영된 미래로 달려갈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고 마느냐하는 중요한 기로에 처해있는 문제이기에 더욱 암담하다.

정치도 행정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구미와 대구 문제, 발전과 상생이라는 담대한 결론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구미시장과 대구시장은 만나야 한다. SNS나 언론 인터뷰 등으로 창조적 번영에 쓰여야 할 힘을 상호간의 감정싸움에 낭비할 필요가 있겠는가? 지나간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오직 미래만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지금 바로 김장호 구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서로 만나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꼬인 물꼬를 트는 것을 시작으로, 악수와 대화로 그간의 오해와 갈등은 봉합하자. 그것이 상생(相生)하는 지름길이다.

구미시는 반도체특화단지와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라는 거대한 주제 아래, 새로운 미래와 번영을 위한 핵심가치와 이에 맞는 비전과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우리 앞에 놓인 번영을 두 눈 뜨고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이 바로 구미의 민심이다.

김장호 구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오늘이라도 당장 만나라.

그것이 당신들에게 소중한 한 표를 선사한 시민들을 위해 견마지로(犬馬之勞)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태식 전 경상북도의원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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