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거둔 보험업계…보험료 인하 걱정 '좌불안석'
역대급 실적 거둔 보험업계…보험료 인하 걱정 '좌불안석'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08.22 12: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폭우·태풍에도 자동차 손해율 양호…당국 압박 확대 우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상반기 은행과 맞먹는 역대급 실적을 올린 보험업계는 금융당국 눈치를 보고 있다. 

지난달 집중호우와 태풍에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며 당국 보험료 인하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연말에 집중된 만큼 보험료 인하 검토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7월 집중호우와 태풍 '카눈'에도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며 금융당국으로부터 보험료 인하 압박 여지를 줬다.

실제 시장 점유율 90%를 웃도는 빅5(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손해보험사 1월~7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77.2%로 집계됐다. 

집중호우와 태풍이 발생한 7월만 봐도 △삼성화재 80.0% △DB손해보험 78.5% △메리츠화재 78.4% △현대해상 77.9% △KB손해보험 78.0% 등 양호했다. 

손해보험업계는 사업운영비를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통상 80% 선으로 보고 있는데, 대부분 보험사가 이보다 낮은 만큼 자동차 보험료를 낮추라고 당국 권고가 나올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앞서 발표된 역대급 실적도 보험료 인하 압박을 부추기는 배경이다.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사 4조6000여억원, 생명보험사 3조4000여억원 등 8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상반기 순이익(8조969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는 상반기 1조215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어 △DB손해보험 9181억원 △메리츠화재 8390억원 △현대해상 5780억원 △KB손해보험 5252억원 △한화손해보험 1837억원 △NH농협손해보험 1413억원 △롯데손해보험 1129억원 등의 순이익을 올렸다.

더욱이 은행과 카드사 등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상생금융 지원방안을 내놓고 있는 반면, 보험업계에서는 20~30대 특화 저축보험 상품을 출시한 한화생명 외에는 이렇다 할 상생금융안이 없다는 점에서 보험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보험료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2월 정도에 지난해 누적 손해율이 취합된다"면서 "매년 보험료 조정 프로세스는 연간 손해율에 따라 보험료 인하와 인하율이 결정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월에도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 보험료를 2.0~2.5% 인하한 바 있다"면서 "손해율이 높아지는 하반기를 제외한 보험료 인하 검토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