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日 시장참여자, 2025년 이후 통화정책 기조 전환 본격화 전망"
한은 "日 시장참여자, 2025년 이후 통화정책 기조 전환 본격화 전망"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8.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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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 정책 유지하면서 YCC 변동폭 확대 등 수정 가능성"
일본은행 외경 (사진=일본은행 홈페이지)
일본은행 외경 (사진=일본은행 홈페이지)

글로벌 통화 긴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했던 일본이 최근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갖기로 수정해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시장참가자들은 일본은행의 본격적인 정책기조 변화는 2025년 이후가 될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일본은행 통화정책 운영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2022년 이후 미국 등 주요국은 높은 인플레이션 등에 대응해 통화정책 기조를 급격하게 긴축 전환했다.

실제 미국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10차례 연속 인상을 포함해 총 11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반면 일본은 마이너스 단기 정책금리(-0.1%)와 함께 수익률곡선관리(YCC, Yield Curve Control) 정책을 지속해 제로(0%) 수준의 장기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YCC 정책은 장기 국채 수익률의 변동폭을 정한 다음 이를 넘어서면 중앙은행이 국채를 무제한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뜻한다. 미국이 추진했던 양적 긴축과는 정반대 정책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양적 완화로 2022년 이후 일본의 내외금리차는 급격하게 확대됐고, 엔/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등 일본 외환 및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여기에 일본 소비자물가상승률(신선식품 제외)이 작년 5월 이후 15개월 연속 목표 수준(2%)을 상회했다. 또 채권시장 거래 빈도와 원활성을 나타내는 채권시장 기능도 판단지수(Diffusion Index)도 낮은 수준을 보이는 등 채권시장 왜곡현상까지 이어졌다.

이에 지난해 12월 10년물 장기 국채금리 변동폭을 종전 ±0.25%에서 ±0.50%로 확대한 일본은행은 올해 7월에는 종전 금리 변동폭(±0.50%)은 유지하되 시장상황에 따라 10년물 장기국채에 대해 1.0%까지 사실상 허용하기로 통화정책을 수정했다. 이는 장기 국채 금리가 0.5%를 소폭 웃돌더라도 국채 매입은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은행은 이같은 YCC 정책 수정은 향후 경기 및 물가 변동 시 예상되는 부작용을 완화해 YCC 정책을 지속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향후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등에 명목금리가 오를 경우 0.5%로 금리를 엄격히 억제하면 실질금리가 하락해 완화 효과는 커질 수 있지만, 채권시장 왜국 등 부작용이 확대할 것이란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한은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일은이 성급한 정책 전환의 부작용을 강조하는 등 여전히 완화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지금의 정책이 상당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일은이 내년과 후년 물가상승률 전망을 목표치(2.0%)보다 낮은 1.9%, 1.6%로 제시하고 있고, 임금상승을 동반한 인플레이션 상의 중요성도 강조하는 만큼 내년 임금협상 결과를 통해 임금상승의 지속성을 확인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이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축소된 것 역시 완화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봤다.

실제 엔/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8.5% 상승한 반면, 국제 원자재가격 안정 등에 수입물가는 오히려 큰 폭으로 하락(올해 6월 -11.3%, 전년동기대비)했고, 여기에 무역수지도 개선됐다. 2분기 말 기준 일본의 무역수지는 1조8000억엔 적자로 2021년4분기(1조7000억엔 적자) 이후 가장 적은 규모를 기록했다. 여기에 6월에는 2021년7월 이후 처음으로 흑자(+430억엔)로 전환했다.

이밖에 일본의 도시은행과 지방은행 모두 대출규모가 3%를 상회하는 양호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7월 YCC 정책 수정으로 국채매입 금리도 1%로 상향조정되면서 일본은행의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한은 동경사무소 관계자는 "일은은 내년 임급협상 결과를 통해 인플레이션 목표치 안착을 확인하고, 완화정책 리뷰를 완료한 뒤 정책기조 전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금융완화를 기조를 지속함에 따라 현재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하는 가운데 YCC 편동폭 확대 및 목표금리 단기화 등 일부 정책에 대해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 시장참가자들은 일은의 신중한 물가전망과 완화정책 부작용 완화 등을 고려해 일본은행의 본격적인 정책기조 전환은 대체로 2025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