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 지방 의대 합격생 절반 이상, 해당 지역 출신 학생 ‘눈길’
26개 지방 의대 합격생 절반 이상, 해당 지역 출신 학생 ‘눈길’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08.0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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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지역학생 비율, 전체 합격자 2066명 중 52.4%에 달해
부산대 82%로 ‘최다’…신현영 의원 “지역 의료인력 부족 해소 주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 등 수도권 외 지역에 위치한 26개 의과대학에 합격해서 입학하는 해당 지역 출신 학생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최근 지역 의료계가 겪는 의료인력 부족 상황을 해소할 활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3학년도 26개 지역 의과대학 합격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체 합격자 2066명 중 52.4%인 1082명이 지역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26개 지방 의대는 강원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 제주권, 충청권, 호남권 등 6개 권역 소재 대학인데, 이들 지방 의대가 공고한 지역인재 특별전형 모집정원 963명보다 119명이 많으며 올해로 17년째 3058명으로 동결된 전체 의대 정원의 35.4%에 해당한다.

2023학년도에 지역 출신 학생이 해당 지역 의대에 입학한 비율은 부산대가 81.60%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동아대(80.40%), 전남대(77.20%), 조선대(64.10%), 경상국립대(63.30%) 순이었다.

하지만 26개 지역 의대 중 연세대 원주의대, 가톨릭관동대 등 강원권 2곳은 지역 출신 합격자 비율이 각각 18.6%, 14.0%로 나타나 의무 비율 20%에 못 미쳤다.

지역 출신 합격자는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8년 이래 꾸준히 늘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18년 721명, 2019년 845명, 2020년 889명, 2021년 856명, 2022년 947명, 2023년 1082명 등이었다. 

특히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간 26개 지역 의대 전체 합격자 1만1741명 중에서 45.5%에 달하는 5340명이 지역 출신으로 해당 지역 의대에 합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방 의대에 해당 지역 출신 학생이 많이 입학하게 된 데는 2015년 제정된 ‘지방대학 및 지역 균형 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때문이다.

지방대학들은 해당 법률을 근거로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앞다퉈 마련하고 지역 학생 합격 비율을 높였다. 해당 전형은 지역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현상을 막고, 지역 거주 학생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실 제공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실 제공

지역인재 특별전형은 2015년 시작됐으며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충청, 호남 권역은 전체 합격자의 30%, 강원과 제주 권역은 전체 합격자의 15%를 지역 출신으로 뽑도록 ‘권고’한다.

이후 2023학년도부터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충청, 호남 권역은 전체 합격자의 40%, 강원과 제주 권역은 전체 합격자의 20% 이상을 지역 출신 학생으로 선발토록 의무화됐다.

정부는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50%까지 확대할 의지를 보인다.

지역인재 특별전형으로 지역 의대에 들어가려면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전 과정을 입학부터 졸업까지 해당 지역에서 마쳐야 한다. 

다만 전북대 의대의 경우 학생이 아버지 또는 어머니와 전북지역에 거주하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지역인재 특별전형이 시행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지방대학들은 인재 유출로 골머리를 앓았다. 특히 지방대학 병원들은 다른 지역 학생을 선발해 공들여 키웠지만, 졸업 후 상당수가 지역 의료기관을 외면하고 수도권 병원으로 떠나버려 우수 의료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처럼 잘 키운 우수 의료 인재들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서 ‘의료인력 공동화 현상’마저 빚어지자 지방대학들은 자구책으로 지역인재 특별전형을 앞다퉈 신설했다.

신현영 의원은 “취약지 의사 인력 수급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이 절실한 상황에서 지역인재 특별전형은 의료서비스의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지역 출신 의대생 선발에 이어, 전공의 선발과 수련 과정까지도 지역에서 책임지고 담당할 수 있게 정부가 적극적으로 의료계와 소통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출신 의대생이 의사면허와 전문의 취득 후 지역에 남아서 공헌함으로써 지역의료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게 의사 양성정책을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