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고양이 AI 확진 사례 잇따라…방역당국 ‘긴장’
서울서 고양이 AI 확진 사례 잇따라…방역당국 ‘긴장’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08.0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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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용산구 사례 이후 6일만에 관악구서도 보고
길고양이 조사 등 방역조치 강화…사람에 전파된 사례 없어
길고양이 ※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사진=연합뉴스)
길고양이.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사진=연합뉴스)

최근 고양이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돼 폐사하는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달에만 6일 간격으로 서울의 동물보호소 두 곳에서 고양이의 고병원성 AI 확진이 보고됐는데, 이는 지난 2016년 이후 7년만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31일 관악구 소재 동물보호소에서 기르던 고양이 한 마리가 고병원성(H5N1형) AI에 확진된 것을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 고양이는 호흡기 증상으로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진료 중 폐사했다.

이에 동물병원장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해당 사례를 신고했고, 검역본부가 조사한 결과 고병원성 AI 감염으로 최종 확인됐다.

동물보호소 고양이의 고병원성 AI 감염 사례는 1주 새 2건이 확인됐다. 지난 25일에는 용산구의 한 동물보호소에서 기르던 고양이 두 마리가 AI(H5N1형)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방역당국은 확진 사례가 추가로 보고되자 방역 조치를 강화해 서울시 전역의 길고양이에 대해 AI 감염실태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검사 수 증가에 따라 추가 감염 사례는 더 나올 수 있다.

구체적으로 농식품부는 방역 조치를 강화해 내달 1∼20일 서울 전역의 길고양이에 대해 AI 감염 실태를 조사하고, 고양이 번식장 등에서도 검사를 진행하며 내달 8일까지 동물보호소 내 고양이도 검사한다.

조류인플루엔자 방역.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사진=연합뉴스)
조류인플루엔자 방역.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서는 고양이를 통해 사람으로 AI가 전파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고양이를 통해 사람에게 고병원성 AI가 전파될 가능성은 작다고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실제 이번 H5N1형의 경우 조류에서 고양이를 거쳐 사람으로 전파된 사례는 세계적으로 보고된 바 없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다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당국은 고양이 접촉자를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질병관리청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접촉자를 대상으로 증상 발현 여부를 최대 잠복기인 10일간 관찰한다.

환경부와 농식품부는 8월 한 달간 AI 발생 지역과 인근 철새 도래지 등을 중심으로 야생조류 90마리를 포획해 검사하고, 분변 검사 100건을 진행한다. 포획 검사는 기존의 약 3배, 분변 검사는 4배로 확대한 수준이다.

한편, 지난 2021년 말부터 세계적으로 AI가 유행하며 포유류에서도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례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작년 이후 스페인, 미국 등 10개국에서 포유류의 AI 감염 사례를 보고했다. 최근 폴란드에서는 앞서 각각 다른 지역에서 고양이가 AI에 감염된 사례가 29건 보고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6년 12월 경기도 포천에서 고양이 2마리가 고병원성 AI에 감염돼 폐사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인체 감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