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호국 영웅이 지켜낸 70년, 이제는 평화를 맞이할 때
[독자투고] 호국 영웅이 지켜낸 70년, 이제는 평화를 맞이할 때
  • 신아일보
  • 승인 2023.07.2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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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정 인천보훈지청 보훈과
 

2019년 7월27일, 미 육군통신대가 촬영한 영상이 세상에 공개됐다. 영상은 1951년 7월10일 개성 내봉장으로부터 시작한다. 유엔군과 공산군이 모여 잠시 인사를 나누는가 싶더니, 4시간 동안 군사분계선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이어진다. 이로부터 약 1년 반 동안 포로 교환 협상이 오랜 시간에 걸쳐 이어진다. 영상은 1953년 4월13일 거제의 64야전병원을 비춘다. 막사마다 부상을 입은 포로들이 가득하지만 치료할 의료진도 약품도, 식량도 턱없이 부족하다. 남에서 북으로 5800명, 북에서 남으로 600명의 부상자들이 비좁은 수송버스에 실려 판문점으로 향한다. 누군가는 하나뿐인 다리로 목발을 짚고 버스에 오르고, 또 누군가는 걷지도 못해 들것에 실려 차에 오른다. 포로를 교환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서로 간 대화는 이어지지 않는다. 누구도 비참함을 소리를 내어 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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