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당연한 건 없다
[기자수첩] 당연한 건 없다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07.1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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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을 필두로 시작된 금융권 '상생금융'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 원장 방문과 함께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사와 보험사 등 제2금융권에서도 상생 금융 지원 방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실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사회공헌·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현황'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사회공헌 지원 금액은 5315억30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727억7000만원)보다 12.4% 증가한 수치며, 지난해 전체 지원 규모(7822억8000만원) 68%에 해당한다.

보험, 카드업계도 상생금융 지원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29일 우리카드는 22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보따리를 풀었고, 이어 이달 7일에는 현대카드·현대커머셜이 금융 소외 계층을 위한 60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롯데카드(14일, 3100억원)와 신한카드(17일, 4000억원)도 상생금융 지원 계획을 밝혔다.

신한카드의 경우 취약계층 신규대출과 대출 지원 등의 상생금융 방안은 물론 소상공인 토탈 지원 프로그램 '소상공인 함께, 성장 솔루션'을 론칭하며 소상공인의 창업 전 과정을 지원하고 나섰다. 

보험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상생친구 협약식'을 열고 2030세대의 목돈마련을 위한 '2030 목돈마련 디딤돌 저축보험(가칭)' 출시했다.

사업비를 줄여 보장금리를 5년간 5% 기본으로 보장하고, 결혼(0.5%)과 출산(0.5%), 다자녀(2인 이상) 1.0% 등 최대 2.0%의 보너스적립금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농협생명과 동양생명은 상생금융 일환으로 약관대출 금리 최고 한도를 각각 3%포인트(p), 3.95%p 내렸다.

아울러 금융권은 집중 호우 피해 지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은 35억원을 기부하고 특별대출과 금리인하, 금리우대, 만기연장 등 다양한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카드업계와 보험업계 또한 기부금을 출연하고 결제 대금 상환 유예와 연체이자 면제, 보험료 납입 유예, 약관대출 금리 인하 등을 통해 집중 호우 피해를 지원한다.

코로나19와 금리 인상 등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 지원은 사회 구성원의 하나인 금융기업의 사회적 책임 영역이다. 

공공성을 가졌다고 해서 공공재가 아니듯 금융권의 상생금융 지원 방안 마련은 당연한 일은 아니라는 말이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qhfka7187@shinailbo.co.kr